라인-야후재팬 통합협상중

인터넷 검색시장의 세계 최강자 구글에 대항하기 위한 이해진-손정의 동맹이 가능할까.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과 일본 인터넷 업계 강자인 야후재팬이 통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닛케이와 요미우리신문 등은 라인과 야후재팬이 합병을 조율 중이고, 이달 내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에 이어 라인의 모회사인 네이버도 14일 이 보도를 확인했다. 네이버는 하지만 "경영통합 등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네이버는 라인 주식의 70% 이상을 갖고 있으며, 소프트뱅크는 야후 재팬 주식의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의 해외 사업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52ㆍ사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총괄하고 있으며, 야후재팬은 손정의(62)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자 회사다.

네이버 라인(LINE)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이 손잡고 추진하는 합작사의 출현은 라인과 야후재팬이 일본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 회장이 제국을 확장해 미국 아마존과도 대항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니혼게아자이신문(닛케이)도 "단순히 인터넷 최대 기업이 탄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금융, 전자상거래를 아우르는 1억명 규모의 서비스가 탄생해 아시아 무대에서 미국, 중국의 대형 플랫폼과에 대항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을 단순하게 합치면 통합된 회사는 시가총액만 30조에 이르게 된다.

일본 내 라인 이용자 수는 약 8000만명, 야후 재팬은 500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경영통합 방식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출자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뒤 Z홀딩스의 주식 70%를 가진 대주주가 되고, 그 밑에 라인과 야후 재팬을 지분 100%의 자회사를 거느리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회사의 통합작업은 한 마디로 성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네이버가 일본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건 2011년 출시된 라인이 성공한 이후의 일이다. 그사이 야후재팬에도 라인은 필요한 파트너가 됐다. 한때 80%대를 넘나들던 야후재팬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2%대까지 쪼그라들었다. 구글에 밀려서다. 구글의 점유율은 75% 선이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통합은 일본 내 최대 메신저 업체와 검색포털이 결합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용자 약 8200만명을 보유한 라인은 일본 ‘국민 메신저’다. 라인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아 10명 중 8명이 매일 사용한다고 한다. 이에 비해 뉴스와 검색 전자상거래 등에 주력하고 있는 야후재팬은 일본 2위 검색엔진으로 서비스 이용자가 5000만명이다. 그러나 두 회사는 현재 수익성이 한계에 와 있었다. 라인은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중이고, 소프트뱅크는 지난 2분기 89억달러의 영업손실을 내 14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두 회사의 합병은 한⋅일 경제분쟁 와중에 양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미국과 중국의 간판 인터넷 기업과 경쟁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의미도 있다.

이번 ‘빅딜’의 배경에는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자기 힘으로 직접 기업을 일으킨 창업자란 점에서 공감대를 갖고 있다.

물론 과제도 있다. 두 업체의 힘으로 일본 시장에서 거대 플랫폼을 구축하더라로 글로벌 대형 정보기술(IT)기업의 연구개발비 등은 압도적이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하고 있는 AI 기술 및 노하우가 전수돼야 한다. 의사 결정이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