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연 이경북 박사팀, 딥러닝 모델로 초단위까지 생산량 예측 가능케

이경북 박사가 연구실에서 셰일가스 분야 연구 데이터를 검증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질자원연구원

최근 MIT대학은 석유자원의 디지털 개발기술로의 전환 기조에 따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ICT기술이 접목된 셰일자원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용절감기술이 셰일 2.0 시대를 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AI의 핵심기술인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셰일가스의 미래 생산량을 예측하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자에 의해 최초로 발표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경북 박사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셰일가스 미래 생산량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질자원연 석유해저연구본부 이경북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한 셰일가스 미래 생산량 예측(Prediction of Shale-Gas Production at Duvernay Formation Using Deep-Learning Algorithm)’의 제목으로 2019년 12월, 석유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SPE Journal‘에 게재됐다. 

특히, 12월호의 스포트라이트(Spotlight) 논문으로 선정되어 SPE(Society of Petroleum Engineers) 학회에서 운영하는 전자매체인 'Data Science and Digital Engineering in Upstream Oil and Gas'에도 소개됐다.

기존 셰일가스 미래 생산량 예측은 생산량이 점차 줄어드는 감퇴곡선기법(Decline Curve Analysis, 이하 DCA)으로 수행해왔다. 이러한 방식은 전문가의 판단에 의해 예측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셰일자원은 고밀도시추로 개발되고 수평시추 및 수압파쇄로 생산단가가 높은 특성상, 자동화를 통한 운영비 절감이 중요하다.

세계적 연구흐름은 기존의 DCA을 개선하여 셰일저류층에 특화하는 것이나, 연구자간 예측결과의 간극이 크고 복잡한 가정들로 인해 현장적용성이 낮은 문제점이 있다.

이경북 박사 연구팀은 시계열 자료에 최적화된 딥러닝 알고리즘인 순환신경망(Recurrent Neural Network, 이하 RNN)을 활용하여 1945년부터 사용되어온 DCA기술을 대체하는 기술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전에도 단순한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이하 ANN)을 이용한 연구는 제시되어왔지만, ANN의 경우, 시계열 자료의 앞뒤 순서에 대한 정보를 활용할 수 없고 확장성이 매우 떨어져 현장에서 실질적인 활용이 어렵다. 또한 생산유정마다 개발시기와 생산기간이 다르고 예측에 활용한 입력정보와 예측을 위한 출력정보가 다르기에 주가예측과 같은 시계열 자료의 학습에 적합한 RNN알고리즘의 활용이 효과적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북미지역 330개 유정의 셰일가스 생산량 정보를 활용해 연구결과를 검증하는 현장지향형 연구를 수행했다. 기존의 머신러닝 연구들은 실제 현장 생산량자료를 이용하기보다, 가상의 3차원 셰일 저류층모델을 생성하고 전산시뮬레이션을 통해 생산량을 만들어내어 연구에 활용하는 데 그쳤다.

제 1저자인 이경북 박사는 연구에 활용한 딥러닝 알고리즘(RNN)의 최적화를 위해 석유공학 도메인지식을 활용한 빅데이터 전처리와 핵심특징을 추출하여 예측 신뢰도를 확보했다. 특히 330개의 생산유정 중 RNN모델 학습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자료는 사전에 제외했다. 제외기준은 도메인지식을 활용해 생산지질층, 생산기법, 생산기간 등으로 설정했다.

과거 생산량정보 이외에도 생산유정을 일시적으로 닫는(shut-in) 운영조건을 핵심특징으로 선정하여 과거 생산량정보와 함께 입력층에 활용하였다. 생산량 자료만을 이용한 딥러닝 예측모델 대비 에러율을 약 37% 줄여 미래 생산량 예측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자료제공=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료제공=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번 연구를 통하여 연구팀은 생산량 예측을 위한 딥러닝 모델의 학습을 수 분 단위로, 예측은 초 단위까지 가능하게 했다. 

학습된 RNN 모델은 초단위로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어 다량의 셰일 생산유정의 관리와 예측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실시간으로 자료를 분석하고 진단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로 확장될 수 있어 원격의료와 유사한 개념인 디지털오일필드(Digital Oil Field)의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의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한 연구결과는 △셰일가스의 생산량 예측에 있어 기존 감퇴곡선기법보다 자동화되고 신뢰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핵심특징인 생산정 운영 유무에 따른 생산량 예측결과의 반영이 가능하다는 점과 △셰일가스 외에도 오일샌드, 셰일오일 및 전통 유가스전으로 확장이 용이한 원천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석유연구분야 및 관련업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 1저자인 이경북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친환경 자원인 셰일가스 분야에 딥러닝 알고리즘 기반의 ICT 기술을 접목한 에너지자원 분야의 새로운 융합연구 패러다임을 열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셰일가스 뿐만이 아닌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자원에의 기술 적용을 통하여 국내 에너지 자원 개발에 효과적으로 활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복철 원장은 “이경북 박사의 연구결과는 그간 축적된 KIGAM의 빅데이터 연구기술의 시작점”이라고 말하며, “전통자원인 석유가스 자원과 비전통자원인 가스하이드레이트, 셰일가스 등의 개발 기술 확보를 통하여 국내 에너지 자원의 자주화를 위해 연구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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