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반전에 주가상승, 지분도 정리돼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초부터 순풍에 돛을 달았다. 실적은 상승반전하고 있고, 골치 아프던 투자자는 정리됐다. 이제 세계 시장에서 실력을 입증하고, 개선된 지배구조를 정립하는 일이 남았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자동차,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모두 주가도 뛰고 있다.

우선 실적을 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각각 매출액 105조7904억원과 58조1460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양사 모두 사상 최대 매출 규모다. 특히 연간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개선된 실적을 내놓으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의지를 재차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현대차는 연간 판매량이 442만5528대로 전년 대비 3.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2.1% 확대된 3조6847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277만2076대로 1.4% 축소됐지만 영업이익은 73.6%나 증가한 2조97억원을 달성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2019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축소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실적호조를 보인 요인으로는 신차효과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확대가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에도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의 성공적 시장진입에 이어 하반기에는 제네시스 GV70을 출시, 현대차 전체 판매에서 SUV 비중을 48%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아차는 조지아 공장의 텔루라이드 추가 증산과 셀토스·K5·쏘렌토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잇따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마침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입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입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했지만 작년말 지분을 모두 팔았다.

현대차그룹에 지배구조 개편은 사실 필요한 일이다. 무엇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4개사의 지분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 수석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 23.3%)인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그룹 재편안이 제시됐다.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면서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 일부 사업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시키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발목을 잡았던 것이 바로 엘리엇이었다. 엘리엇은 2018년 4월 주식보유사실을 발표하면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간 합병을 요구하고, 8조3000억원에 달하는 초고배당을 제안했다. 결국 지분을 모두 포기하고 철수한 것은 올 주총에서 다시 표 대결을 벌이더라도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걸림돌이 사라진 이상,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 업계에서는 기존에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던 안에서 크게 변경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급하게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할 이유도 없다.

업계에서는 기존에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던 안을 소폭 수정해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개편안에서 현대모비스 분할 부문과 현대글로비스 합병 비율을 0.61대 1로 정했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그러나 현대글로비스에 유리하도록 현대모비스의 가치가 낮게 평가됐다며 반발했다. 이 때문에 합병비율이 수정된 제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목표로 국내 73만2000대, 해외 384만4000대 등 총 457만6000대를 제시했으며 기아차는 국내 52만대, 해외 244만대 등 총 296만대를 목표로 정했다. 미래차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톱3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업체인 앱티브와 손잡고 2조4000억원을 투자해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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