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아들편에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들었다. 오는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벌어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편에 섰다. 4일 한진그룹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현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칼 단독 최대주주 KCGI, 3대 주주 반도건설과 손을 잡은 가운데 양측의 세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해당 입장문을 통해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 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며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했다.

이 고문과 조 전무의 합류로 인해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은 33.45% 수준으로 늘었다. 조 회장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및 특수관계인 지분에 더해 조 회장 측의 우군으로 분석되는 델타항공과 카카오의 지분, 그리고 여기에 이 고문과 조 전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11.78%가 더해지면서다. 이에 비해 현재 조 회장에 맞서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3자 연합'을 통해 31%대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는데, KCGI(17.29%)와 반도건설(8.28%)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하면서 지분율이 32.06%로 늘게 됐다. 이 중 의결권이 없는 반도건설 지분 0.8%를 감안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총 31.98%의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오는 한진칼 주총의 표 대결은 초박빙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1.47%대로, 조 회장 측이 조금 앞서지만 기관투자자 및 개인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4.11%)과 개인(30.38%) 등이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다.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는 지난해에는 3월 넷째 주 금요일, 재작년에는 3월 셋째 주 금요일에 열렸던 만큼 올해는 3월 20일 혹은 27일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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