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모빌리티’로 진화 중인 자동차 산업
국내, 오는 7월부터 레벨 3 자율차 출시‧판매 
국내 자율주행 기술,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신호 위반, 무단 횡단 상황에 IoT 정보 제공해 사고 감소 확인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 및 검증을 위해 K-City에서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제공=ETRI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자동차 분야에서는 자율주행이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각국이 활발하게 자율주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OEM과 대형 기술 회사에서는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을 확보해 기술시연과 마케팅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기대치도 높은 상황이다. 이외에도 국내·외 각종 연구소, 대학,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통해서 경쟁적으로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을 확보했거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 중이다. 

‘자율형 모빌리티’로 진화 중인 자동차산업...자율주행차 조기 시장 투입이 장기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에 도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상용화기술과 산업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미래 자율주행산업은 인공지능ㆍ플랫폼ㆍ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평가관리원은 보고서에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은 ‘자율형 모빌리티’로 진화 중이며, 운전자의 개입 없이 목적지까지 이동이 가능한 레벨 4이상의 자율주행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의 분류상 레벨3는 부분 자율주행이고, 레벨4는 조건부 완전 자율주행, 레벨5는 어떤 조건에서도 운전자 없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자율주행기술의 과신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소비자의 심리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자칫 자율주행 산업육성에 심리적인 장벽이 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자동차협회(AAA)가 2018년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 운전자의 평균 73%(여성 83%, 남성 63%)가 무서워서 자율주행차를 탈 생각이 없으며, 자율주행차가 보행자 및 일반차와 도로를 공유하는 것에도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제공=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평가관리원은 “자율주행차 도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기술적‧경제적‧사회적 효과를 고려하여 상용화를 위한 기술확보를 위한 역량결집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NHTSA 자율주행차 도입시나리오에 따르면 완벽하지 않더라도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시장에 투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평균 인간운전에 비해 10%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시장에 도입하면, 2040년 완벽한 자율주행차를 시장에 도입하는 경우와 비교하여 약 52만 명을 더 살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교통사고 발생률 및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으로, 매년 110만 건, 18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국내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0년 평균 1.7% 증가 추세이고, 2017년 기준 교통사고로 인한 연평균 사회적 손실비용이 23조 6,805억 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관리원은 자율주행차 도입을 통한 사회적 현안 해결을 위해 자율주행기술 보급을 조기달성하기 위한 신뢰성 확보 및 관련 서비스 발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 ‘레벨 3’ 자율차 출시‧판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위해 '부분 자율주행차' 레벨3 안전기준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번에 제정된 레벨3 안전기준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UN 산하 자동차안전기준국제조화포럼(UN/ECE/WP.29)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제 동향과 국내 업계·학계 등 의견수렴을 거쳐 마련됐다. 올 7월부터는 자동차로 유지 기능이 탑재된 레벨3 자율차의 출시와 판매가 가능해진다. 자동차로 유지기능은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자율주행시스템이 차선을 유지하면서 주행하고 긴급 상황 등에 대응하는 기능이다.

레벨3 안전기준이 도입되면 지정된 작동영역 안에서는 자율차의 책임 아래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도 차로를 유지하며 자율주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기존 안전기준 상의 첨단조향장치(레벨2)는 운전자를 ‘지원’하는 기능으로, 차로유지기능을 작동시키더라도 운전자의 책임 아래 운전을 수행하므로 운전대를 잡은 채로 운행해야 하며, 운전대에서 손을 떼면 잠시 후 경고 알람이 울리게 되어있었다. 

자료제공=한국평가관리원
자료제공=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아울러 국토부는 국토교통부가 작년 4월 공포된 ‘자율주행차 상용화 촉진 및 운행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에서 위임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해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정부는 ‘자율주행차법’ 제정을 통해 일정 지역 내에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여객·화물의 유상운송, 자동차 안전기준 등 규제특례를 부여하는 시범운행지구 지정·운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번에 제정하는 하위법령안에는 법률 시행에 필요한 세부절차, 제출서류 등을 규정하였다.

국토부는 효과적으로 시범운행지구 운영·관리를 위해 매년 지자체가 제출한 성과보고서를 계획달성도, 규제특례 효과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평가 및 공개한다. 이밖에도 법률상에 규정된 자율주행협력시스템(C-ITS), 정밀도로지도의 정의를 세부적인 기능적 요소에 따라 구체화하였고, 법률에 따라 ‘자율주행 교통물류 기본계획’에 포함되어야 하는 추가 내용,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기준 등도 규정하였다. 아울러, 효과적인 의견수렴을 위해 오는 12일 오후 2시에 양재 엘타워 골드홀에서 ‘자율주행차법 하위법령 설명회’도 개최한다.

ETRI, EU 호라이즌 2020 ‘오토 파일럿’에서 자율주행 기술 선봬 
한편, 국내 연구진이 해외 유수의 연구기관들과 함께 무인자율주행차가 도로에서 원활히 다닐 수 있도록 돕는 핵심기술 연구 결과를 발표, 큰 관심을 얻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6일, 프랑스 베르사유에 위치한 모비랩(MobiLAB)에서 지난 3년간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한 연구성과를 발표, 관련자들로부터 성과의 우수성을 크게 인정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전 세계 45개 연구기관이 모여 국제공동연구성과를 알린 오토파일럿 전시회 안내 포스터. 사진제공=ETRI

연구진이 참여한 과제는 유럽연합(EU) 최대 연구 기금 지원 프로그램인 ’호라이즌(Horizon) 2020’의 일환인 ‘오토 파일럿(AUTOPILOT)’이다. 오토 파일럿은 자동차 및 ICT 산업 분야 45개 연구기관이 참여하며,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와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도로 현장에 설치하여 서비스 실용화를 목표로 한다. 

도심 교차로는 복잡한 교통상황으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렵다. 또한, 자율차량들 간 센서 성능의 한계 등으로 인해 추돌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교차로에 안전정보 시스템 및 서비스를 구축하고 차량이나 보행자에 관한 안전정보를 실시간으로 차량에 알려 사고를 예방하고 협력 및 자율주행을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다.

ETRI는 지난 10여 년간 연구해온 웨이브(WAVE, Wireless Access in Vehicular Environments. 차량 이동 환경에서의 무선 액세스) 통신기술과 메타빌드(주)가 보유하고 있는 도로 레이더 기술 및 사물지능통신(M2M, Machine To Machine)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교차로 안전정보 시스템과 서비스 기술을 확보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 속 구성요소와 특징을 설명하는 CG 자료. 자료제공=ETRI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 속 구성요소와 특징을 설명하는 CG 자료. 자료제공=ETRI

교차로 안전정보 시스템은 보행자나 차량을 감지하고 관련 정보를 자율주행차량에게 전달하여 미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동적지도(LDM Local Dynamic Map) 정보를 만드는 교차로 안전 시스템과 정보를 생성해 차량에 경고를 표현하는 서비스 단말로 구성되어 있다. 본 프로젝트는 IoT 플랫폼과 연동하는 초기 사이트를 만들어 ▲군집 주행▲자동 발렛 파킹 ▲도심 자율주행 서비스 등을 검증했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핀란드, 한국 등 총 6곳에 사이트가 구축되었다.

ETRI 연구진은 신호 위반 차량 시험, 보행자 무단 횡단 시험 등을 진행해 IoT 센서 기반 안전정보를 제공 기술이 사고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ETRI 등에서 시연한 교차로 안전 서비스 시연 등을 비디오 영상으로 관계자들에게 보여줬으며 개발한 기지국, 레이더 기술 등을 전시했다.

유럽연합 산하 유럽국제협력표준협회(ERTICO) 프랑수아 퓌셔(François Fischer) 연구책임자는 “ETRI의 기술은 우수하고 자율주행차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국제적으로 표준화되면 유럽 시장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TRI 자율주행지능연구실 오현서 책임연구원도“교차로 안전 서비스 기술은 도심 교차로와 일반도로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ITS 서비스, 자율주행 차량에 필수적인 기술로 활용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ETRI는 “향후 관련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진의 강점 기술을 살려 유럽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라며, “이번 시연 이후 최종보고서 형태로 결과를 제시하는데 자동차안전, 자율주행, 향후 정책, 실제 상용화를 위한 로드맵 작성에 활용케 된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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