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도 디지털화폐 연구 착수

프랑스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 실험에 돌입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현재 알리바바 등 일부 민간기업과 함께 디지털화폐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준비를 마치고 화폐의 이름까지 정해놓은 나라도 있다. 세계 경기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맥을 못추면서 금융정책의 효율제고를 위해 각 국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통 금융회사들도 주목

기술기업들이 첨단기술에 기반해 금융산업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금융휘사들로서도 대응할 방안이 필요하다. 디지털화폐는 남의 일이 아니다. JP모건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디지털화폐에 주목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JPM코인은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에 연동돼 디지털화폐 가치의 심각한 급등락을 안정화시키는 ‘스테이블 코인’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자체적인 거래망을 가진 암호화폐가 ‘코인’이다. JP모건의 기업 고객이나 제휴 은행의 국가간 송금과 대금 결제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은 자체 블록체인 ‘쿼럼(Quorum)’을 이용해 국제 거래 네트워크(IIN)를 구축하고 있다.1월 말 기준 세계 각지에서 참여한 은행은 397개에 이른다. 여기에는 KB국민·우리·신한·NH농협·하나은행 등 국내 5대 은행도 있다.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는 디지털 화폐를 수탁·운용하는 일종의 모바일금고인 ‘커스터디(Custody) 서비스’업체에 투자했다. 자체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KB국민은행이 KBDAC라는 상표를 출원하고 금융위원회에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규제샌드박스 적용 대상으로 신청했다.

 

디지털화폐의 개념

디지털화폐는 발행주체나 지급보증 여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눌수 있다. 암호화폐도 물론 그 가운데 하나다. 이를테면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보안기술을 기반으로 은행권이 아닌 곳에서 발행되는 디지털화폐다. 독자적인 계산단위를 갖고 있고 아무도 지급보증을 해주지 않는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이 여기에 속한다.

i머니는 전자화폐와 거의 유사하지만 금·주식·국채와 같이 가격변동이 있는 자산과 연동해 발행된다. IMF는 페이스북 자회사 칼리브라가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인 ‘리브라’ 역시 i머니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것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다. 법정화폐로 쓰기 위해 중앙은행이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한 새로운 형태의 돈이다. 중국이 발행하려는 디지털위안, 프랑스가 주도하는 e유로 발행 프로젝트가 여기에 속한다.

 

프랑스 디지털화폐연구 착수

프랑스가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CBDC) 도입에 나섰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CBDC 실험을 수행할 사업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게시했다. 공고에 따르면 프랑스 중앙은행은 CBDC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유로존 내 디지털화폐 도입 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이번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이번 실험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화폐의 설계부터 영향분석, 운영까지 CBDC 발행과 관련된 모든 측면을 연구할 계획이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블록체인뿐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포함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으로 반드시 블록체인 기반 CBDC를 개발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험 프로젝트가 CBDC 발행으로 바로 이어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디지털 유로 발행은 유로존 내 다른 국가들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패사례가 시사하는 어려움

하지만 디지털화폐도입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디지털화폐에 대한 연구 붐이 일면서 27년 전의 실패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3년 출범한 최초의 전자화폐 ‘몬덱스’는 실패했다. 몬덱스는 당시 1993년 영국의 웨스트민스터은행이 고안해 출시했다. 몬덱스 카드 한 장만 있으면 일반인도 금융중개기관과 같은 제3자 개입 없이 거래 당사자 간의 즉시 결제 형태로 상거래를 할 수 있었다. 해당 카드는 IC카드 형태였는데 소비자가 미리 충전한 금액이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돼 있었다. 더구나 여러 종류의 통화를 복수로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더해졌다. 금융결제시의 전산비용 절감효과도 기대됐다. 몬덱스는 1995년 7월부터 영국 런던에서 조금 떨어진 중소도시 스윈던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실험은 실패작으로 끝났다. 비싼 몬덱스 단말기를 사길 꺼리는 점포들이 몬덱스 결제를 거절하면서 사용 확장성에 대한 한계가 컸다. 이 때문에 몬덱스는 한때 한국은 물론 미국·캐나다·중국 등 80여개국에서 도입됐지만 결국 자취를 감췄다. 익명성 보호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몬덱스 개별 카드는 부득이한 경우 상대방에게 자신의 개인정보까지 알려야 했다. 이와 함께 카드 분실 또는 도난의 경우 충전된 금액을 보상받기가 어려웠다. 이같은 단점을 모두 보완해야 실용화가 가능하다.

 

디지털화폐 도입의 장점

코로나19로 침체된 세계 경제에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는 돌파구가 될수 있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을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CBDC는 잠재적으로 정교한 재정정책 운용과 통화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기존 통화에 기반해서는 기준금리를 장기간 낮춰 운용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려울 뿐더러 소비심리도 저하된 만큼 관련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야 연구에 착수한 프랑스나 아직 의논이 계속되고 있는 미국에 비해 신흥국들은 상대적으로 더욱 CBDC·발행에 적극적이다. 가장 선제적으로 나선 곳은 캄보디아다. 캄보디아는 최초로 공식 발행하는 국가가 되겠다는 선포를 했다.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국영은행(NBC)은 자국 CBDC 개발사업을 ‘바콩’으로 명명하고 발행 준비를 일부 마쳤다.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나라는 역시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보다 적극적이다. 중국판 CBDC 개발에 한창이다. 남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할 때 중국은 디지털화폐를 활용해 더 다양하고 효율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현재 알리바바 등 일부 민간기업과 함께 알리바바 등 일부 민간기업과  개발을 완료하고 관련 논의에 나섰다. 3월 25일(현지시각) 중국 온라인 매체 후롄마이보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 계열 모바일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는 최근 두 달간 관련 특허 5건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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