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부분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국내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작업이 아직도 초기 자동화 수준인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도화를 목표로 하는 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초기단계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화가 도입된 공장의 대다수인 약 80%가 스마트팩토리 5단계 가운데 레벨 1, 2 수준인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고도화 단계(레벨5)는 전무했다. 기초 단계 스마트팩토리 위주의 양적 보급 정책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방식은 구축 의향이 있는 업체를 차별 없이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양적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추가적인 고도화에는 한계가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규모가 크고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인센티브(Incentive)을 제공하는 방식이 낫다고 제시했다. 고도화 촉진을 위해 적정수준의 기대수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기술 도입과 고도화와 관련된 대·중소기업의 협업도 필요하다.

코로나 19 위기속에서 삼성은 마스크 생산업체에 생산공정관리 전문가를 파견해 제조공정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설비증설없이 마스크의 생산량을 증가시켰다. 또한, 병목 공정 해소를 통한 생산라인 최적화로 마스크 생산량을 4만개에서 10만개까지 증가시키기도 했다.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팩토리는 발달한 인터넷과 통신기술을 이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융합하여 시장과 고객이 요구하는 주문에 대응하는 역량을 갖춰 나가는 변화다.단순한 시스템이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제조업의 경영기법으로 활용해야 한다. 국내 제조업 대부분은 아직도 제조 현장에서 빅데이터 관리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이 매우 낮은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여전히 스마트팩토리를 시스템 구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olbal Market Insights)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지난 2018년 750억 달러 규모에서 빠르게 성장해 2025년에는 15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IoT, 인공지능, 빅데이터, 그리고 분석이나 클라우드와 같이 제조의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는 다양한 요소로 구성돼 있다. 제조의 자동화, 그리고 유지보수와 수정의 지능화 등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 공급망 관리, 위기 관리와 같은 다양한 요소가 적용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의 규제와 정책을 따르기 위한 요소들까지 포함되면서 스마트팩토리의 영역은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는 제조에서 품질 관리를 위한 머신비전이다. 머신비전은 인력으로 수행하던 제품의 품질 관리를 자동화함으로써 QC에 소요되는 시간과 오류를 줄이는 목적을 갖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도입

스마트팩토리는 생산 현장의 각종 설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빅데이터 관리기술을 활용하여 표준화해 실시간 혹은 주기적으로 운영현황을 알려주고, 축적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식화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의 첨단기술과 결합한 제조산업은 '스마트팩토리'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ICT 기술을 제조분야에 접목해, 기존 디지털 경제의 장점을 일반 제조업에서 적용할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의 연구에 의하면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가장 적극적인 분야는 오토모티브, 제약, 식음료 등이다. 맞춤형 의약품 시대가 다가오면서 제약업계에게는 스마트팩토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환자나 고객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효과를 낼수 있는 맞춤형 의약품 제조를 가능하게 한다. 신약 개발의 경우 역시 불확실성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수 있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게 필수적이다. 신약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팩토리가 해법이라는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가 가져온 변화

스마트팩토리의 대명사는 역시 독일 지멘스가 운영하는 ‘독일 암벡(Amberg) 공장’이다 현재 암벡 공장에서는 약 1200개에 달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하루 120번의 변화를 거쳐 1초에 1개씩 제조될 만큼 빠른 생산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성만 따져도 1990년 대비 14배 성장한 수치다.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지만 품질은 더욱 개선됐다. 변화와 빠른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불량률은 100만 개당 10개에 지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인공지능, 엣지컴퓨팅, 사물인터넷 플랫폼, 협동로봇 등을 적용한 완전한 스마트팩토리 구현이 이뤄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스마트팩토리를 모범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 제약사로 꼽힌다. 한미약품의 스마트팩토리는 단순히 주문을 받아 위탁 생산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제약회사 등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의 의약품을 연구, 개발, 상용화할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주문, 연구, 제조, 검사, 출하의 생산과정 전반에 ICT기술을 도입하여 데이터 축적과 분석을 통해 생산 최적화 환경을 구축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씨젠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도 큰 성과를 거둔 것도 스마트팩토리를 활용한 덕분이다. AI를 활용한 진단시약 개발 프로세스의 자동화로 시약 개발기간을 단축시켜 하루 최대 10만개 생산을 할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실패 사례도 공존

스마트팩토리는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단이다. 아디다스 스마트팩토리 ‘스피드팩토리’는 실패했다. 비즈니스 수익 모델과 유리된 스마트팩토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팩토리 도입 기업은 장기적인 혁신능력도 함께 증대시켜야 한다.

국내에서도 하림은 약 2600억원을 투자해 만든 스마트 팩토리가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실적이 악화되는 부작용을 맞았다. 투자금 마련을 위해 차입금을 대거 끌어 쓰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은행에서 장기차입을 거절한 데 따라 단기차입금이 확대됐고,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만 3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스마트 팩토리가 완공됐지만 닭고기 시장의 공급 과잉 여파로 제대로 활용조차 못하고 있다. 투자에 따른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면서 지난해엔 대규모 적자를 냈다. 내부적으로 이를 해결할 대책은 닭고기 시세 상승밖에는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손 쓸 방책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 정식 가동에 들어간 스마트 팩토리가 긍정적 효과를 내면서 실적이 늘어난다면 차입금 부담은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육계시세가 급락하면서 스마트 팩토리의 효과를 볼 기회 조차 없는 상황에 처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며 내부적으로는 불안감이 팽배해진 분위기다.

 

스마트 팩토리 정책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 구축에 필요한 것이 스마트팩토리다. 스마트팩토리는 지멘스, GE, 다쏘, ABB 등의 주요 업체들이 대변하듯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이 이뤄져 나가고 있다. 이외에 제조업 비중이 매우 높은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가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률적인 모델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마다 이미 설치해 운영 중인 OT/IT 제품이 다르며, 처해 있는 환경마저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 2015년부터 스마트팩토리 보급사업을 민관합동으로 진행해 왔다. 2019년 10월 기준 7900여개 사업장에 관련 기술 도입이 이뤄졌으며, 2019년에 이르러 정부는 제조업 부흥을 위해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 바로 스마트 팩토리의 보급과 고도화다.  2022년까지 3만 개의 스마트팩토리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중기부는 제조업 현장의 스마트화를 돕는 ‘스마트팩토리’ 보급 예산을 2019년 3125억 원에서 2020년 4150억 원으로 확대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의 현실을 감안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를 보급해 나가고 있다.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SDS나 SK C&C와 같은 대기업 IT 계열사들은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이들은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라인 증설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2020년에도 매출 확대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LG 또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의 신규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도입을 발표한 바 있으며, 포스코ICT는 2019년 말까지 66개 공장, 이후 2020년 말까지 100개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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