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격도 해외보다 비싸

애플이 4년 만에 내놓은 보급형 제품 ‘아이폰 SE’가 6일 국내 공식 출시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업계도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각종 할인 혜택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아이폰 SE 출시

아이폰 SE는 2세대 모델로, 애플이 4년 만에 출시하는 중저가 보급형 제품이다. 애플은 이번 모델의 국내 가격을 64GB 55만원, 128GB 62만원, 256GB 76만원으로 책정했다. 프리미엄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지만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11 시리즈와 동일한 ‘A13 바이오닉’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4.7인치로 다소 작은 편이다. 카메라는 아이폰8과 동일하게 전·후면에 각각 700만, 1200만 화소급을 장착했다. 사라졌던 홈버튼이 부활한 점도 사용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이날 아이폰 SE에 책정된 공시지원금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요금제에 따라 3만4000~8만1000원, KT는 3만5000~8만2000원, LG유플러스는 3만9000~10만5000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원금이 적은 아이폰

아이폰에 대한 지원금이 적은 이유는 애플은 다른 제조사와 달리 공시지원금을 보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가 공시하는 지원금은 이동통신사가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지원금과 제조사가 자사 제품 판매를 위해 제공하는 지원금이 포함돼 있다. 통상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6대 4, 혹은 7대 3의 비율로 지원금을 부담한다. 하지만 애플은 이 지원금을 전혀 보조하지 않는다. 애플 제품에 공시된 지원금은 100% 이동통신사가 지원한다.

아이폰SE의 지원금이 적어 실구매가격에 부담이 생긴 아이폰SE 소비자들은 이동통신 요금 20% 할인을 선택해 요금혜택을 받고 있다.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20% 요금할인을 선택하면 10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2년간 약 48만원의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는 결국 삼성, LG 등 국산 스마트폰 업체와 이동통신사들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매월 꼬박꼬박 통신요금을 납부한 소비자들이 아이폰 사용자들의 할인요금을 보전해 주는 셈이 된다. 이 때문에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 업계는 애플이 20% 요금할인 정책의 최대 수혜를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출고 가격도 높아 

사실 아이폰 SE의 국내 출시 가격부터 미국·일본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높게 책정됐다.

미국 판매가격을 보면 각각 399달러(48만8000원), 449달러(55만원), 549달러(67만1000원)다. 한국 출시 가격보다 6~7만원 가량이 더 싸다. 일본 역시 국내보다 아이폰SE 제품 가격이 낮게 책정됐다. 일본의 판매가는 64GB 4만4800엔(51만원), 128GB 4만9800엔(56만6700원), 256GB 6만800엔(69만2000원)이다. 세금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출시 가격이 5만원 정도가 비싼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한국 시장에만 유독 비싼 애플의 가격 정책은 ‘아이폰SE’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1의 경우에도 미국보다 비싼 가격에 국내 출시됐다. 다수의 국가에선 아이폰XR 대비 50달러 낮은 가격에 아이폰11을 출시했지만, 한국에서는 아이폰XR과 같은 99만원에 가격이 책정됐다. 애플은 유독 한국에서만 ‘자급제’ 제품에 대해 통신사 판매 제품보다 비싼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자급제 제품은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애플 매장에서 판매되는 공기계다. 아이폰X의 자급제폰의 경우도 이동통신사 모델보다도 6만원이나 더 비쌌다. 애플은 미국에서는 자체 판촉을 위한 프로모션과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등 독자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해외보다 높은 출고가를 책정하면서 지원금도 적게 책정한다. 별도 프로모션도 없다.

국내 스마트폰 업계도 대응

새로운 아이폰의 등장에 국내 스마트폰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20는 이통 3사가 공시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연휴기간 일부 유통망에 대규모 판매 장려금이 살포되면서 실구매가격이 10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보조금 대란’ 현상도 재현됐다.

LG전자도 오는 8일 예약판매를 실시하는 LG 벨벳의 출고가를 89만9800원으로 확정하고, 최대 50%까지 가격을 할인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마케팅에 나섰다. 제품을 24개월간 사용한 후 반납하고, LG전자 프리미엄 제품을 다시 구매하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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