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서 뭘 배울까
아마존에서 뭘 배울까
  • 김상철
  • 승인 2020.05.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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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다

코로나 19는 세계 경제를 위기의 덫으로 밀어 넣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의 부상을 가져왔다. 늘 그렇듯이 위기는 새로운 강자를 낳는다. 연일 주가가 급등하며 화제를 몰고 있는 아마존이 그렇다. 아마존의 성공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코로나시대의 슈퍼스타

아마존의 주가가 연일 사상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는 충격을 받아 위기라고 하지만 아마존의 사정은 다르다. 유가의 하락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코로나 19의 2차 확산도 아마존에는 충격이 아니라 기회다. 지난 2월19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를 다시 넘겨 펄펄 날고 있다. 주가가 뛰는 것만큼이나 화제도 뿌린다. 아마존은 최근 고객들의 주문이 빗발쳐 17만5000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IT업계가 진행했던 채용 규모 중 최대 수준이다. 감염 확산 전 15달러였던 직원들의 최저 시급을 17달러로 올렸다. 잔업 수당은 종전 1.5배에서 두 배로 높였다. 협력업체들에게는 파산하지 않도록 수수료 일부를 면제하고 대출 상환을 일시 중단했다. 아마존은 감염 확산 기간에 직원 50만여 명의 안전을 유지하면서 외출이 규제된 미국인 3억2500만 명에게 생필품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다 잘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수도 했다. 미국 각지의 아마존 창고에서 수십 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사망한 직원도 있었다. 감염이 번지는 와중에 회사 전략을 비판했다며 해고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마존이 코로나 시대에 슈퍼스타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 19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격리’는 비즈니스의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아마존

아마존은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가. 온라인 쇼핑회사인가. 아니면 물류회사인가. 아니면 클라우드 기업인가. 그도 아니면 이른바 구독기업인가.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했다. 책도 서점도 없이 오로지 온라인으로 말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마존은 성공한 인터넷 서점에 불과했다. 지금은 아니다. 아마존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아마존의 성공 기반에는 데이터가 있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그래서 취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고, 다시 그 혜택이 고객에게 되돌아가도록 해 고객을 유지하고 확대한다.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의 가격은 연간 119달러다. 익일배송과 신선식품의 2시간 무료배송을 월 10달러, 한 달 만원 수준에 제공하고 여기에 무료 음악, 영상, 책, 게임 등의 콘텐츠까지 보내준다. 그래서 아마존의 구독 회윈이라는 식구는 1.5억명에 달한다. 낮은 가격은 고객확보는 물론 고객의 유지에도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고객의 취향을 모은 빅데이터는 유지한 고객의 만족을 위한 수단이다. 아마존의 웹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컴퓨터나 프로그램을 팔고 관리를 해 주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업무를 분석하고 진단하여 적절한 처방을 해 주고 나아가 정보자원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인터넷으로 정보기술 자원을 이용하고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고객은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받고 대신 아마존의 평생 고객이 된다. 그리고 축적된 고객의 데이터는 다시 새로운 사업 모델의 가이드가 된다.

플랫폼 비즈니스

아마존의 사업 모델은 결국 약간의 비용을 들이고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되 대신 평생 고객이 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약간의 돈만 내면 많은 책을 부담없이 볼 수 있었던 킨들이 그렇고 아마존 프라임이 그렇다. 플랫폼(Platform) 비즈니스의 전형이다. 그래서 구독의 목적도 과거처럼 ‘서비스의 정기적 제공’이 아니다. ‘고객과의 관계 형성’이다. 아마존은 결국 어떤 것이든 필요한 것을 찾아서 고객이 가장 편리한 방식으로 파는 기업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현재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2009년 글로벌 시가총액 10위 내 플랫폼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단 2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버크셔해서웨이, JP모건, 존슨&존슨 3개 기업을 제외한 7개 기업이 모두 플랫폼 기업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바뀌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오는 2025년 디지털 플랫폼이 창출할 매출액이 60조 달러로 전체 글로벌 기업 매출액의 3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10년간 디지털 경제에서 창출될 신규 가치의 60~70%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네트워크와 플랫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전과 실패

중요한 것은 역시 도전정신이 아닌가 싶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은 실패의 규모가 커지지 않는다면 비즈니스를 혁신할 중요한 발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의도적으로라도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좀 더 빠른 배송을 진행하는 이른바 ‘1일 배송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일이었다. 실제 아마존은 물류·창고 비용으로만 9개월간 31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UPS나 페덱스(FedEx) 등 대형 운송업체에 대한 의존을 줄였다. 아마존의 투자는 코로나 사태에 장외홈런으로 이어졌다. 미국인들은 쇼핑을 위해 일단 아마존부터 찾아야 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AWS) 역시 코로나 위기에서 더욱 빛난다.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주목받는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아마존 클라우드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다. 도구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는 리더와 구성원의 생각과 기업 문화다. 코로나19는 세상의 모든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전 세계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현대사회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면 세상은 이미 달라져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 지도는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비즈니스 세계의 주제는 온라인이 될 것이다. 모이기 어렵고 만나기 불편하게 된 세상에서 비즈니스는 가상공간인 사이버에 더 잘 어울린다. 변화의 흐름 속에 우리 기업들은 어디 있는가. 삼성전자는 최근 블록체인 연구조직을 2년만에 해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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