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줄고,민원은 늘고...

5G 가입자가 6백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 소비자들의 5G 서비스에 대한 품질 불만은 늘어나고 정부의 첫 5G 품질 평가까지 앞두고 있디. 문제는 품질개선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3사가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줄이기로 한데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까지 겹친 탓이다

 

5G 가입자 6백만명 돌파

5G 이동통신 상용화 1년여 만에 SK텔레콤이 첫 30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4월말 기준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전월보다 20만3천381명(7.7%) 증가해 285만923명을 기록했다. 같은 증가율을 대입할 경우 5월말 가입자는 307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5월초 통신사들이 일제히 삼성전자의 갤럭시S20에 대한 마케팅 지원을 대폭 확대한 것을 고려하면 5월 가입자 증가 폭은 이전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300만명 돌파는 무난하고 310만명을 훌쩍 넘겼을 것으로 보고있다.

KT의 5G 가입자도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4월말 기준 KT의 5G 가입자는 전월보다 14만4천264명(8.1%) 늘어난 192만2천701명이었다. 같은 증가율을 적용하면 5월말 가입자는 208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LG유플러스 역시 같은 식으로 산출했을 때 5월말 가입자가 170만명을 넘길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 같은 전망치를 합하면 5월말 전체 5G 가입자는 690만~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대비 5G 가입자 비중은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할 수 있다. 4월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6천934만8천210명에 5G 가입자는 633만9천917명으로, 5G 가입자 비중은 전체의 9.1%였다. 5G 가입자 6백만명 돌파는 지난해 4월 3일 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지 1년만의 성과다. 5G 서비스 가입자는 연내 1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있다.

 

품질불만은 여전

5G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용자의 품질 불만은 여전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출범한 방통위 통신분쟁조정위에 지난 1년 동안 280건의 분쟁 조정 신청이 들어왔는데 그중 20%인 56건이 5G 품질이 좋지 않다는 소비자 민원이었다. 분쟁조정위가 접수한 5G 품질 관련 조정 신청은 올해 1월 12건에서 4개월 만에 5배 가까이 늘어났다. 품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이동통신 3사의 입장과 달리 5G 민원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많은 이용자들은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과 비교해 5G의 속도가 유의미하게 빨라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최근 영국의 무선통신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은 올해 1∼4월 한국 이통 3사의 5G 접속 속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224Mbps(초당 메가비트)에 그쳐 미국 버라이즌(506Mbps)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평균 5G 접속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3.4시간가량(약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이통3사가 5G 관련 허위·과장 광고로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5G 기지국이 아직 부족한데도 전국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것으로 오인할 광고를 내보냈다는 것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월과 11월 정례 통신서비스 품질 조사에 올해부터 5G를 포함해서 조사할 예정이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링크 개선 시급

5G 인프라 확대는 정부의 한국판 뉴딜 일환인 '디지털 뉴딜'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5G 가입자가 출시 1년 만에 6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하지만 과장 광고, 품질 불안, 서비스 부족 논란은 여전하다. 5G로 뭐가 달라졌는지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과기정통부와 이통 3사는 2018년 9월 5G 전파를 12월 1일 송출하는 데 합의했다. 통상 장비선정 후 전파 송출 개시까지 3~4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했을 때 빠듯한 일정이었다. 5G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따기 위해서였다.

무엇보다 네크워크 업로드 속도를 높이기위한 업링크 개선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3사의 5G 업링크 속도는 상용화 1년이 지난 현재도 LTE보다 못한 실정이다. 이통 3사가 이론상 낼 수 있는 5G 업로드 속도는 약 75~85Mbps 수준. 반면 LTE의 경우 이론상 최대 150Mbps 속도 달성이 가능하다. 5G와 LTE 속도 차이가 2배 가량 나는 것은 쓰고 있는 주파수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LTE는 주파수분할방식(FDD)으로 다운로드와 업로드 대역폭이 구분돼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총 75MHz 대역폭에서 다운로드를, 70MHz 대역폭을 업로드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5G 상용화 초기 소비자거래(B2C) 시장에 집중, 확보한 주파수 대부분을 다운로드에 배정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는 줄고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 3곳의 올 1분기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6.2% 감소한 1조881억 원을 기록했다. KT가 26.3% 감소한 4069억 원을 기록해 가장 많이 줄었고, 올해 설비투자 계획도 3조1000억 원으로 전년 실제 집행 규모(3조2570억 원) 대비 5% 축소했다. 1분기 설비투자 집행률은 13.1%에 그쳤다.

SK텔레콤도 올 1분기 설비투자 규모가 작년 동기 대비 7.5% 축소된 3066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가이던스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설비투자 집행액(2조9154억 원) 보다 축소 운영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가 1분기 지난해와 비교해 35.3% 증가한 3746억 원의 설비투자 규모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증가했다. 올해 가이던스는 작년(2조6085억 원) 보다 4.1% 감소한 2조5000억 원으로 잡았고, 올 1분기 설비투자 집행률은 15%로 가장 앞섰다.

 

5G 기지국 설치는 지지부진

특히 5G 품질 향상의 핵심 과제인 실내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올해 이통사들은 연내 2000여개 시설에 5G실내 기지국을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작업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가 코로나19까지 겹치며 당초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준공 신고된 전국 5G 기지국은 총 11만 5386국으로, LTE 기지국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이통 3사는 올 상반기 5G 망 구축에 4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지만, 1분기 집행된 비용은 1조 881억원으로 2분기에는 3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이통사 가운데 유일하게 5G 기지국 현황을 공개하는 KT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전국에 5G 구축 장비는 8만8429개, 개통 장비는 7만8780개이다. 실내 인빌딩은 누적 1186개 건물에 커버리지를 확보했다.

이통사들은 연내 5G 단독모드(SA)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5G의 핵심인 28GHz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현재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용화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의 5G 불법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내달 정부의 제제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과징금 처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달 전체회의에서 이통 3사의 5G 불법보조금 지급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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