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클립, 등장과 함께 인기
카카오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출시한 암호화폐지갑 서비스 '클립'이 주목을 끌고 있다. 카카오표 암호화폐지갑 등장으로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지갑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카카오, 클립의 인기
카카오의 암호화폐 지갑이 '암호화폐 대중화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을 쉽고 간편하게 경험할 수 있는 모바일 지갑 서비스 '클립(Klip)'을 출시했다. 클립은 카카오톡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지갑 서비스다. 디지털 자산이란 온라인 환경에서 자산으로 인식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정보 및 데이터 등을 통칭한다. 암호화폐, 게임 아이템 등이 대표적이다. 클립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모바일 앱 우측 하단의 '더 보기' 탭 내 '전체 서비스' 메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 계정을 그대로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절차도 필요 없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디지털 자산을 주고받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를 이용해 카카오톡 친구들과 간편하게 현금을 주고받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카카오페이'를 이용해 카카오톡 친구들과 간편하게 현금을 주고받는 것처럼 디지털 자산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든 암호화폐 지갑이 출시된 것이다.
암호화폐 지갑이란
가상자산을 보관하고 거래하기 위해서는 지갑이 필요하다. 암호화폐지갑은 사용자가 평소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원할 때 출금할 수 있는 일종의 보관 서비스다. 다만 개인키, 공개키를 별도 보관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지갑과는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돈을 보관하는 지갑과 달리 공개키와 개인키를 보관하는데 공개키는 계좌번호로 개인키는 계좌 비밀번호와 유사하다. 공개키와 달리 개인키는 외부 유출될 경우 금전 피해와 직결된다. 지갑은 일반적으로 형태에 따라 핫(hot) 월렛과 콜드(cold) 월렛으로 구분한다. 물리적 기반의 지갑은 콜드 월렛으로 칭한다. 말 그대로 하드웨어에 자산을 담는 형태다. 하드디스크, USB 등 하드웨어가 지갑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온라인과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어 보안에는 유리하지만, 편의성에선 핫 월렛이 앞선다.
핫 월렛은 온라인 기반 지갑이다. 거래소와 같은 온라인 서버에 코인을 보관하는 지갑이다.즉각적인 입출금이 가능하다. 상시 온라인으로 연결돼 편리하지만 해킹 이슈에서 자유롭진 않다. 편의성 만큼 지속적인 보안성 강화가 요구된다. 암호화폐지갑 서비스는 핫 월렛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클립의 사용성
지금까지 등장했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들이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사용성 문제였다. 클립은 이런 문제를 대폭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립은 단순 암호화폐 지갑을 넘어, '디지털 자산 지갑'으로 진화했다. 클립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보다도 '쉬운 서비스'다. 클립이 지원하는 디지털 자산의 확대와 클립에 담긴 디지털 자산의 사용처 확대는 과제로 지적된다. 그라운드X는 클립에 담을 수 있는 디지털 자산 개수와 종류를 지속해서 늘리는 등 업데이트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올 하반기에는 각각의 비앱들이 클립을 직접 연동해 자체 가상자산 지갑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클립은 기존 암호화폐지갑과는 달리 소위 '기축 통화'로 분류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기반 암호화폐인 △클레이 △박스 △블록체인펫토큰 △빈즈 △인슈어리움 △코즘 △템코 △피블 △픽셀 △힌트 △AnT 토큰만을 지원한다. 기존 암호화폐 지원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지원 계획이 없다고 한다. 클레이튼 생태계를 집중 성장시키겠다는 그라운드X 전략이다. 그러나 범용성이 높은 암호화폐를 지원하지 않는 점은 단점이다. 암호화폐 이용자 대다수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기축 통화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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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지갑도 3파전?
이 때문에 국내에서 클립과 함께 암호화폐지갑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비스는 '비트베리'다. 비트베리는 2018년 9월 출시한 암호화폐지갑 서비스다. 국내외 회원 14만명을 모으면서 업계에서 인지도를 쌓아왔다. 스타트업 차일들리가 운영하는 비둘기지갑은 국내외 회원 20만명을 보유했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원 규모에서는 클립, 비트베리에 밀리지 않는다. 비둘기지갑은 국내보단 해외에서 인지도가 더 높다. 비둘기 지갑은 예금 이자 개념인 '일일 보너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암호화폐지갑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암호화폐 제도화가 진행 중이고 시장 대중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암호화폐 이용자 다수가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제공하는 보관기능을 사용하는 영향도 크다. 암호화폐 지갑이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향후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 디지털 자산 지갑은 없는 시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카카오톡에 담았다고 사용자가 급증할 수는 없다.
디지털자산과 지갑
디지털 자산은 디지털 세상에서 자산화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등을 포함한다. 암호화폐도 디지털 자산의 한 종류일 뿐이다. 카카오도 클립을 암호화폐 이외에도 자신이 만든 콘텐츠나 디지털 상품권, 할인권, 쿠폰, 마일리지 등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자산 지갑이라고 설명한다.
클립이 카카오페이처럼 활성화될 경우 가상자산을 바탕으로 한 자산 운용업이라는 또 다른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암호화폐지갑 자체가 수익 모델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암호화폐지갑은 회원을 끌어 모으는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수 회원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회원이 늘어날수록 편익이 증가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아직 암호화폐지갑 서비스는 암호화폐거래소가 제공하는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와 큰 차별점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결제보단 예치, 송금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차별화 포인트는 암호화폐 결제 기능과 부가 서비스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