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 2년이상 뒤떨어져

정부가 블록체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5년간 약 1천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기술력은 선도국가에 비해 2년 이상 뒤떨어진 수준이다. 블록체인 기업들은 서비스 수익모델이 부족하고 수요기업의 인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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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원천기술 투자

정부가 블록체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5년간 약 1천억원을 신규로 투입한다. '데이터 경제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해 확정됐다. 예타는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고로 300억원 이상이 지원되는 신규 R&D 사업에 대해 사전에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심사하는 제도다. 이번 R&D 사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약 1천억원을 투입해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블록체인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진행되는 과제는 크게 3가지다. 고성능·고효율 블록체인 합의알고리즘 개발과 일반 사용자도 안전하게 활용 가능한 사용자 중심의 스마트컨트랙트 개발, 그리고 신원 관리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 개발(DID) 등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이번 사업을 5년간 총 4천800억원을 투입해 총 11개 과제를 추진하는 규모로 추진했다. 하지만 예타 심사를 진행하면서 사업이 수정돼, 원안에 포함했던 '실상용화 지원'이나 '확산 지원' 등의 과제가 빠지고 전체 규모가 축소됐다.

 

블록체인 기술 확산전략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4일 '블록체인 기술 확산 전략'을 발표하고 '7대 분야 블록체인 전면 도입' 과제를 신설했다. 2030년까지 3조1000억달러로 예상되는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에서 우리나라도 기술 주도국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자는 것이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블록체인이 산업과 사회를 혁신하는 기반기술로서 4차산업혁명 핵심산업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산업에 활용할 핵심원천기술로는 △블록체인기반 차세대 합의 △스마트계약 검증 △양자 저항성 암호기술 △대용량 데이터 처리 △확장성 확보 기술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기술력은 선도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블록체인 기술은 미국의 76%로, 일본(84%), 중국(78%)에 비해 뒤처진다.

 

블록체인 도입 7대 분야

과기정통부가 신뢰 강화 등 블록체인의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7대 분야로 선정한 것은 △온라인 투표 △기부 △사회복지 △신재생에너지 △금융 △부동산거래 △우편행정(우정) 등이다. 특히 2022년까지 블록체인 기반 투표시스템을 구축, 이해관계자(유권자·피선거권자)가 투·개표 결과를 더 쉽게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 분야는 부산규제자유 특구의 실증특례를 활용해 블록체인 기반 지역 디지털화폐를 비대면 거래 기반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온라인상에서 신원증명을 제공하고 개인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DID서비스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정보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위변조를 방지해 거래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술로, 비대면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컴퓨터가 중앙서버 없이 연결된 채 연쇄적으로 기록을 검증, 해킹을 원천 차단하는 특성을 지닌다. 차별화된 보안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경제에 신뢰를 더해 계약, 물류, 운송 등 분야에서 새로운 융합산업을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정부의 암호자산 억제 정책이 여전해 국내 블록체인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민간분야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한 핵심 보상유인은 '암호화폐' 활용 정책이 될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 등과 사회 여론을 수렴해 정책을 확정하겠다고만 밝히고 있다.

 

해외에서 활로찾는 기업들

블록체인 기업은 서비스 수익모델이 부족하고 수요기업의 인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해외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 미디움은 하드웨어 기반 블록체인 원천 기술로 세계적인 보안 IP 코어 공급업체 ‘사일렉스 인사이트’, 중국 국영 통신 기업 ‘차이나텔레콤’ 등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해외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디움은 지난 4일 중국 대련에서 차이나텔레콤 대상으로 기술시연회(10만TPS 검증)를 열고 차이나텔레콤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 사업에 협력할 계획을 발표했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 시그마체인도 베트남의 마케팅 전문 업체 시맥스미디어와 베트남 현지 블록체인 사업 추진을 위한 정식 사업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시맥스미디어는 시그마체인이 진행 중인 토탈 블록체인 플랫폼 프로젝트 '퓨처피아(Futurepia)'의 마케팅, 홍보, 네트워킹,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 등 베트남 내 관련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이 밖에 블록체인 기반 금융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슈퍼알키 재단도 베트남 블록체인 투자기관인 빈 크립토(VIN CRYPTO)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고, 베트남 진출을 준비 중이다.

 

생태계 구성은 과제

괴기부는 사업 추진에 장애가 되는 법제도적 문제에 대해 관계 부처와 함께 구체적 개선 방안을 도출해 실제 개선을 추진하며 규제 개선 전이라도 시급성이 높은 사업을 대상으로 규제 샌드박스 제도 활용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결국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술을 산업으로 인정하고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과제다.

정부는 내년부터 제도적 어려움으로 서비스하기 어렵거나 전국 확산이 쉬운 과제에 대해 부산 규제자유특구에서 일단 실증을 추진하고, 공공·민간으로 구분된 시범사업을 통합 운영하는 한편 우수 과제의 확산을 위해 다년도 지원사업의 비중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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