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차세대 D램 표준 확정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가 차세대 D램 표준을 확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도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JEDEC은 14일(미국 현지시간) PC·서버용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D램(JESD79-5 DDR5 SDRAM)'의 표준안을 확정·발표했다.

DDR5 D램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의 차세대 시스템에 최적화된 메모리 반도체다. 성능은 기존 DDR4 D램과 비교해 데이터 전송속도는 최대 2배가량 빠르고, 소비전력(1.1볼트)은 9%가량 적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용량은 칩셋 하나당 집적밀도(최대 64기가비트)가 4배 이상 증가해 단면 기준으로 64기가바이트 용량의 메모리 모듈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 D램 표준이 확정됨에 따라 인텔, AMD 등과 협력해 가능한 빨리 본격적인 DDR5 D램 양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2018년에 DDR5 D램 개발을 완료했다. 일반적인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는 시기는 내년이지만 시장 전망보다 앞서 출시를 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하반기 양산 수준을 확보한다는 게 목표라고 밝히고 있기도 하다. 마이크론도 DDR5 D램 생산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마이크론은 DDR5와 관련해 세계 최대의 서버 업체와 기술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톱3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DDR5 D램 양산에 뛰어들면서 당초 전망보다 DDR5로의 전환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IDC는 DDR5 D램 시장이 2021년 전체 D램 시장의 25%를 차지한 후, 2022년에 44%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4.1%의 점유율로 1위를, SK하이닉스는 29.2%의 점유율로 2위를, 마이크론은 22.3%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DDR5 규격은 대역폭이나 전송속도 향상, 용량 확대는 물론 전송되는 데이터 신뢰성도 함께 향상시켰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과·태블릿에 이어 PC나 서버에도 차세대 표준인 DDR5 이행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DDR4 규격은 2014년 표준화 이후 2015년부터 PC와 서버 등에 탑재되면서 보편화됐다. 현재 시장에서 PC용 DDR4 4GB 모듈 가격은 2만원 내외로, 8GB 모듈 가격은 4만원 내외로 하락한 상황이다. 그러나 DDR4 규격은 시장에 등장한지 5년만에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해가 갈 수록 늘어나고 있는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메모리가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버 시장에서 고용량 메모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도 하다.

빅데이터나 인메모리DB 등 대용량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 올리려면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메모리에 올려서 처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DDR5는 메모리 모듈 당 대역폭을 최대 4800Mbps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현재 DDR4 메모리의 최대 대역폭인 3200Mbps에서 25%이상 향상된 수준이다.

칩 하나의 집적밀도 역시 DDR4 메모리가 최소 2Gb(512MB)였던 것에 비해 DDR5는 최소 8Gb(1GB)부터 시작한다.

일반적인 전망은 PC·서버용 메모리 세대 교체는 일러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프로세서 호환성과 표준 확정 지연이 변수로 꼽힌다. 최신 프로세서는 지연시간을 줄이기 위해 메모리 컨트롤러를 내장하는 추세다. 즉 프로세서 내부의 메모리 컨트롤러가 DDR5 규격을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인텔과 AMD가 올해 공개한 프로세서 로드맵에 따르면 DDR5 지원 프로세서는 출시 계획이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하는 DDR5 메모리는 아직 시제품이다.

주요 메모리 공급사가 올 초부터 모바일용 LPDDR5 메모리를 출하하고 이를 탑재한 제품도 출시되고있지만 대역폭이나 전송 속도 등에서 아직 온전히 제 성능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에서는 ‘나노 전쟁’이 한창이다. TSMC와 삼성전자는 7나노미터(nm) 공정부터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나노 경쟁은 TSMC가 우위다. 이미 5나노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해당 라인에서 퀄컴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 칩 ‘X60’, 애플 아이폰12에 탑재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14’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2020년 2분기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51.5%를 기록,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했다. 2위 삼성전자는 18.8%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36억7800만달러로 예상된다. 양사의 격차는 올해 1분기(TSMC 54.1%·삼성 15.9%)보다 소폭 좁혀졌다.

삼성과 TSMC는 또 다른 부문에서 경쟁을 준비중이기도 하다. 반도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신공정 도입 경쟁이다. ‘GAA(Gate-All-Around)’가 대상이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였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이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선다. TSMC는 2나노부터 GAA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적용을 예고하고 있어, 양사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서도 격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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