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TSMC 맹추격할 듯, 치열한 파운드리 공정 경쟁 가세
“하반기 1.8나노 양산, 2나노 삼성․TSMC 앞지를 것”, 곧 1.4나노에도 도전

인텔의 시스템즈 파운드리 이미지. (출처=인텔)
인텔의 시스템즈 파운드리 이미지. (출처=인텔)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과반을 점유하고 그 뒤를 삼성전자 등이 뒤쫓고 있는 형구기다. 그런 가운데 최근 인텔이 ‘인텔 파운드리’를 공식적으로 개설하면서, 3, 4위인 글로벌 파운드리스, UMC 등을 추월하고, 마침내는 2위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57.9%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12.4%, 글로벌파운드리스 6.2%, UMC 6.0%, SMIC 5.4% 순이다. 인텔은 그 순위에도 끼지 못하고 있다.

특히 TSMC는 공정상 기술력과 퀄컴, 애플 등을 확보, 견고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최근 세계 시장 2위를 목표로 기술과 생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4년 하반기엔 1.8나노 양산에 돌입하고, 곧 1.4나노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텔 파운드리’ 공식 출범

이를 위해 ‘인텔 파운드리(Intel Foundry)’를 공식 출범하며 공정 로드맵과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지난 2018년 인텔은 한 차례 파운드리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그러나 다시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AI 시대에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과 공정 로드맵을 구현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 파운드리는 최신 공정 기반의 반도체 생산뿐 아니라 반도체의 패키징과 시스템 구성 최적화 등 폭넓은 영역의 ‘시스템즈 파운드리’를 지향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템즈 파운드리’는 칩 생산 뿐 아니라 패키징과 테스트, 시스템 구성, 최적화와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서비스를 제시한다는 의미다.

반도체 시장은 지난 1년간 AI 기술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연산 성능 향상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었고, 칩 공급은 1.7배 늘었다. 그러나 효율성 부분에서는 공급된 최대 성능의 30% 정도만이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텔은 “이를 최적화하기 위해 칩뿐만 아니라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적절한 패키징, 시스템 구성, 소프트웨어 지원에 이르기까지 컴퓨팅 환경 전반에서의 최적화가 필요하다”면서 “본사는 이 부분에서 오랜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즉, ‘시스템즈 파운드리’가 그에 맞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토털 솔루션 ‘시스템즈 파운드리’ 구축

이 회사는 또한 2024년에 1.8나노급 반도체 칩 양산을 준비하고 연내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1.8나노 공정에 대한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고, 해당 공정을 사용하는 인텔의 시제품 ‘클리어워터 포레스트(Clearwater Forest)’, 즉 서버 부문 프로세서의 테이프아웃(Tape-out) 단계”임을 밝혔다. 테이프아웃은 위탁생산을 위한 일련의 준비 과정을 말한다.

또 인텔은 반도체 설계 관련 생태계 파트너들이 자사의 1.8나노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에 대해 검증된 툴, 설계 플로우, IP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원할 준비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인텔의 파트너사는 시놉시스, 케이던스, 지멘스, 앤시스 등이다.

인텔의 시스템즈 파운드리 이미지. (출처=인텔)
인텔의 시스템즈 파운드리 이미지. (출처=인텔)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가 “인텔 1.8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짧게 언급하면서 업계에서는 AI 칩을 구현할 것으로 관측되었다.

사티아 나델라는 “모든 개별 조직과 업계 전체의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변혁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만한 최첨단·고성능·고품질 반도체 공급망이 필요하다”며 “이는 MS가 인텔 1.8나노 공정을 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MS가 인텔에 어떤 칩셋을 주문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는 아마도 MS가 2023년 11월 발표한 AI 칩셋 ‘마이아(Maia) 100’ 후속작을 인텔에 발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칩셋은 MS가 투자한 오픈AI의 챗GPT를 구동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인텔은 또 1.4나노를 2027년까지 도입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인텔 공정 기술에서 1.8나노 다음은 1.4나노가 될 것이며, 1.4나노 공정은 ‘하이 NA EUV’를 적용해 2027년경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하이 NA EUV 장비는 이미 2023년 12월 ASML로부터 처음 공급받은 바 있다.

이처러 인텔은 일단 초대형 투자를 통해 1.8나노까지 급속 진입한 후 경쟁사와 보조를 맞춰 수익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1.4나노의 경우는 AI 반도체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TSMC·삼성전자도 1.4나노를 곧 양산할 계획이다.

‘4년 내 5개 공정 달성(5N4Y)’ 목표

이 회사는 이미 ‘4년 내 5개 공정 달성(5N4Y)’ 목표를 내세워, 인텔 7(10나노), 4(7나노) 공정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바 있다. 또 인텔 3(4나노) 공정도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으며 2.0나노와 1.8나노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인텔 파운드리’는 2년마다 새로운 노드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노드 진화를 포함해 고객이 인텔의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텔이 최근 발표한 바와 같이 실제로 1.8나노 AI 반도체를 연내 생산한다면 2025년 초 2나노 공정의 양산 체제를 준비 중인 삼성전자와 TSMC까지 기술적으로 한발 앞서는 셈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인텔이 생성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점도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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