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록깬 69,324달러, “주류 자본시장에 합류 가능”
투자 리스크 최소화한 ‘BTC ETF’에 자금 홍수, BTC 최고가 지지
“2019년 ‘투기’와 달라”…ETF, 자금운용사 대거 참여 “지속 상승” 전망
“곧 있을 ‘반감기’, 공급부족도 상승지지, BTC 이젠 투기 아닌 투자 대상”

사상최고기록을 돌파한 비트코인 이미지. (출처=디크립트)
사상최고기록을 돌파한 비트코인 이미지. (출처=디크립트)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비트코인(BTC)이 6일(미 동부시간 5일) 마침내 2019년의 최고 기록 69,044달러를 돌파하며, 69,324.58달러의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침체기를 벗어나기 시작한지 1년 여 만에 300%나 오른 결과다. 신기록 몇 분 후에 BTC는 다시 67,500달러로 내려앉긴 했지만, 반감기를 한 달 앞둔 비트코인의 신기록 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다.

더욱이 이번을 계기로 비트코인이 더 이상 ‘투기 대상’이 아닌, 주류 자본시장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란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 WSJ, 그리고 디크립트, 코인베이스 등 전문매체들도 일제히 이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비트코인의 운명’에 대해 제각기 다양한 해석과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 기록에 대해선 “(미 SEC의 ETF승인 후)암호화폐 시장이 주류 자본시장과 버금가는 위상을 갖는 계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등장하고 있다.

BTC ETF 승인, “암호화폐 역사의 전환점”

지난 수 년 동안 암호화폐 옹호자들은 “비트코인 ETF의 승인이 업계에 수십억 달러의 새로운 투자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또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예측에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BTC ETF가 승인 된 후부터 그 영향은 가히 ‘태풍급’이었다. 그 기간에만 무려 70억달러가 암호화폐 시장에 홍수처럼 밀려들며, 여느 자본시장의 위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암호화폐 산업동향 분석업체인 ‘Needham’은 “비트코인이 절망(폭락세)에 빠질 때마다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면서 “그럼에도 그것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몇 번이고 목격한 바가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6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직후 다시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그렇다고 해서 꽤 오랫동안 지속될 BTC의 상승기조를 막진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 낙관론자들이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올해 있을 ‘BTC 반감기’다.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기본 코드에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대략 4년마다 한 번씩 블록체인 참가자들이 암호화폐 거래를 검증하는 소프트웨어(마이닝)를 실행할 때 받을 수 있는 비트코인 양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다시 말해 새롭게 유통되는 비트코인 공급량이 그 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그래서 현재로선 “비트코인 공급이 부족(해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이번 봄에 반감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투자자들 역시 가격이 계속 급등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암호화폐 업계도 대부분 이같은 전망을 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업체인 미국의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은 “이번 달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은 강세장의 시작일 뿐”이라면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디크립트에 밝혔다.

“BTC, 최고의 순간, 아직 안왔다”

2022년까지 지속된 2년 여의 침체기를 겪으며 BTC의 상승세가 시작된 것은 2023년 초부터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BTC는 무려 300% 이상 상승했다. 그 전에는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한때 17,0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금의 폭등세는 지난 1월 10개 현물 비트코인 ETF에 대한 미 SEC의 승인과 성공적인 출시에 기인한 것이다. SEC가 지난 10년 동안 계속 거부하다가, 지난해 6월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비트코인 ETF에 대한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후 대규모 투자자와 월스트리트 주요 금융사들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비트코인의 초강세 행진이 시작되면서 연일 기록을 갱신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연말까지 비트코인은 가뿐하게 42,000달러를 넘어섰다.

물론 그간에 부침(浮沈)도 있었다. 지난 1월 미 SEC가 마침내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을 때 비트코인 가격은 일단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거래자들이 “승인 소식을 미끼삼아” 터무니없는 이익을 취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다시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1월 말부터는 ETF 상품 가치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관심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 비트코인 가격도 다시 급등했다.

그 결과 지난 한 달 동안 각종 암호화폐 중개업체나 거래소에서 여느 주식처럼 거래되는 비트코인 ETF로 수십억 달러가 유입되기에 이르렀다. 비트코인 ETF의 주식을 구매하면 투자자는 리스크가 큰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고 저장할 필요 없이 BTC에 (투자와 유사하게)노출될 수 있다. 투자자가 ETF의 주식을 구매하면, 블랙록과 같은 암호화폐 발행사는 비트코인을 구매, 투자자를 대신해 코인베이스 등과 같은 관리인에게 보관하는 것이다.

비트코인 연도별 가격 추이. (출처=코인마켓)
비트코인 연도별 가격 추이. (출처=코인마켓)

“향후 상당 기간 상승세 지속” 전망이 우세

이처럼 리스크를 크게 덜면서도 비트코인에 사실상 투자를 할 수 있는 비트코인 ETF는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자본의 홍수를 가져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에 따르면 ETF 승인 후 지난 주까지 무려 70억달러가 쏟아지며 폭등을 부추긴 것으로 파악된다. 덩달아 이더리움도 올 들어 50% 이상 올랐다.

알려지기론 블랙록 한 회사만 해도 현재 100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애초 시장 분석가들이 지난 10여 년 간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경우를 가정하며 예측했던 상황이 현실이 된 것이다.

비트코인의 지속적인 강세장을 예상하는 낙관론자들은 특히 “2021년 최고 기록을 세울 때와 이번 강세장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한다. 당시엔 “팬데믹과 ‘제로 금리’ 시대에 떼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대상”으로 암호화폐에 현금을 ‘던진’ 투기 성격의 투자자들이 시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블랙록이나 피델리티(Fidelity) 등 체계적인 제도권 투자자들이 참여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 그래서 “이 강세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라는 질문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적어도 한 달 이상은 (반감기 등으로) 비트코인 공급이 부족하고, 대형 투자자들이 분석적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좀더 우세한 편이다.

한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번 비트코인의 최고 기록 69,324.58달러는 단 하루만에 4% 상승했고, 지난 30일 동안 58% 이상 급등한 결과다. 또 2023년 초부터 따지면 300% 이상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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