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작업 패턴과 선호도 학습, 정교하고 효율적인 설계
사람이 '디테일' 고민하는 대신 컴퓨터가 다양한 설계 옵션 빠르게 생성
사용자의 가설 기반, 수많은 설계 대안 제시, “사람은 그 중 선택”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파워 인테그레이션)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파워 인테그레이션)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건축사 등 사람이 밤을 새며 일일이 도면을 구성하는 건축 또는 건설 설계 분야도 차츰 AI와 융합하며, 스마트 건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엔 특히 ‘스마트 생성 설계’(Generative Design)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AI가 건축사나 설계사, 디자이너의 기존 작업 패턴과 선호도를 먼저 학습한 후,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욱 정교하고 효율적인 설계도면을 창출해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AI에게 의존하는게 아니라, 사람이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어 더 큰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생성 설계’, 신속한 조정과 다양한 변수 피드백도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스마트 생성 설계’에 대한 구상을 밝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이재욱 미래스마트건설연구본부 수석연구원은 “또한, 미래의 설계자동화 도구는 디자이너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생성 설계’를 통해 설계 과정에서 신속한 조정과 피드백을 함으로써, 건축 공정상의 다양한 요구 사항과 변수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에 따르면 ‘생성 설계’에 의한 설계자동화는 일단 세 가지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단계는 일단 과제를 다양하게 정의하기 위한 세부적인 설계 속성들의 종류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레벨을 설정한다.

다음으론 정의된 과제를 조합하고, 이에 따라 각각의 위상을 최적화한 설계안들을 생성한다. 그 후엔 생성된 설계안들을 평가 기준들에 따라 검토하고, 대표 설계안들을 선택하게 된다.

설계 레벨 설정, 최적화 등 3단계 거쳐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예를 들어 첫 번째 단계에선 대지 선정이나, 초기 설정, 과제 정의 등을 통해 대지의 크기와 형태를 결정한다. 편의상 10m×10m의 대지를 기준으로 하되, 그 안에 그리드 형태로 점을 배치할 수 있다. 즉, 대지 안에 모두 441개(21x21)의 점을 설정하는 식이다. 이는 설계에 필요한 다양한 속성들을 선정하고, 각 속성에 대한 레벨을 설정하는 등 과제를 세부적으로 정의하는 단계다.

두 번째 단계를 예시하기 위해 이 수석연구원은 점 선택이나, 사각형 생성, 설계안 생성 등을 위해 임의로 설정된 144개의 점 중 4개를 무작위로 선택했다. 그렇게 선택된 점을 기준으로 500~1200 mm 크기의 사각형을 생성했다. 그런 다음 이같은 사각형들을 다양한 조합으로 배치하는 대안을 만들고, 정의된 문제와 속성을 조합, 위상을 최적화한 설계안들을 생성했다.

세 번째 단계는 결과물 출력, 검토 및 설계안 선택 등을 위한 설계자동화 알고리즘을 활용, 결과값을 무작위로 출력한 단계다. 그 과정에서 출력된 결과 중에서 더욱 다양한 대안들을 추출하기도 했다. 이렇게 생성된 설계안들은 다양한 평가 기준에 따라 검토되고, 이 검토를 통해 대표적인 설계안들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AI에 의한 생성 설계 도면. (출처=한국건설기술연구원)
AI에 의한 생성 설계 도면. (출처=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같은 ‘스마트 생성 설계’의 기술적 취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 수석연구위원은 이에 관해 선구자적 시도를 한 이 모 박사의 구상을 소개하기도 해 주목을 끈다.

그는 “전통적인 건축설계 방법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느꼈고, 무언가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이 박사는 생각했다”면서 ‘스마트 생성 설계’에 착안하게된 동기를 환기시켰다.

즉, “대안으로 착안한 ‘생성 설계’ 기법은 사람이 직접 모든 디자인의 ‘디테일’을 고민하기보단, 컴퓨터가 사람의 연구 가설과 원칙을 기반으로 다양한 설계 옵션을 빠르게 생성해 주는 방식”임을 소개했다.

사용자가 컴퓨터에 특정 조건, 목표 입력하면 옵션 제시

‘생성 설계’는 그 과정에서 컴퓨터에 특정 조건과 목표를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이 건물은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야 한다”거나, “이 구조물은 지진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등과 같은 연구 가설을 기반으로 한 조건들이다.

이같은 시도를 한 결과 “이 박사 자신도 그 기법의 효과에 매우 놀랐다”면서 “컴퓨터는 그의 가설을 기반으로 수많은 가능성을 제시해주었고, 이 박사는 그 중 가장 연구 목표에 부합하는 설계를 선택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선구자적 시도 이후 ‘생성적 설계’가 모습을 드러냈고, 새로운 차원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게 되었다는 얘기다. “이 기법은 또한 새로운 연구 경로를 제시해 주었고, 건축 분야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생성 설계’는 건축, 제품 설계, 기계 공학 등의 전문 지식이 하나로 통합되어, 더욱 진화되고 종합적인 설계 해결책을 제공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 수석연구위원은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은 미래의 설계자동화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사용자의 요구와 편안함을 중심으로 한 설계의 궁극적인 목적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생성 설계’ 기술은 이를 지원하며 미래의 설계 패러다임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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