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C, 비트코인 ETF 이어 ‘ETH ETF’ 승인 두고 ‘고심’
블랙록, 피델리티 등 다수 자산운용사들 대거 승인 신청
SEC 승인 지연 속, 강경파 겐슬러 의장 입장변화도 ‘변수’

이더리움 이미지. (사진=테크크런치)
이더리움 이미지. (사진=테크크런치)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비트코인 ETF에 이어 이번엔 이더리움(ETH) ETF가 이슈가 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 ETF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10여 년 간의 줄다리기 끝에 어렵게 승인을 받았다. 그후 다시 이더리움(ETH) ETF가 역시 승인을 두고 지리한 논쟁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현물 이더리움 ETF에는 관련된 여러 애플리케이션이 뒤따르기 때문에 미 SEC는 다시 매우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입장이다.

일단 SEC는 피델리티, 인베스코, 갤럭시 디지털 등의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현물 이더리움 ETF 승인을 보류시킨 바 있다. 최근에 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제출한 ‘iShares Ethereum Trust’ 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도 다시 연기했다.

“SEC, 5월 최종 신청 마감때까지 계속 연기할 것”

블룸버그의 ETF 분석가인 제임스 세이파트는 “아마도 SEC가 VanEck와 Cathie Wood 등 자산운용사들의 투자 회사인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의 최종 신청 마감일인 5월 23일까지는 이더리움 ETF 신청에 대한 결정을 계속 연기할 것”이라고 ‘디크립트’를 통해 예측했다.

디크립트는 이에 “그렇다면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을 느리게 진행해온 기왕의 규제 당국의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1월 SEC는 여러 현물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 이는 법원이 SEC에 (그레이스케일의) “GBTC를 ETF로 전환하려는 그레이스케일의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라”고 SEC에 명령한게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 이에 (위원장인) 게리 겐슬러도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마지못해 승인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암호화폐 부정했던 겐슬러 의장, ‘최근 유연한 입장’?

사실 그 동안 SEC는 이미 현물 이더리움 ETF에 대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인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한 뉘앙스로 해석되기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겐슬러 위원장은 “규제 기관이 이더리움을 (ETF 일종인) 증권으로 간주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블룸버그 TV에서도 겐슬러는 “SEC가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간주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 질문에 대해 (답변은) 연기할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그는 “암호화폐 토큰 중 하나가 (자신이 아닌) 타인의 노력을 바탕으로 이익을 기대하는지 여부에 대한 사실과 상황을 판단하는게 먼저”라면서 “이는 많은 증거와 문서부터 검토하고 난 다음에 답변할 성질”이라고 했다.

(사진=디크립트)
(사진=디크립트)

앞서 여러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을 발표하는 성명에서도 겐슬러 의장은 이와 유사한 내용의 승인 과정을 설명한 바 있다. 즉 “플랫폼에서 비정상적으로 밝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고한 것이다. 그러면서 “SEC는 법률의 범위에서, 그리고 법원이 법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행동한다”고 강조했다.

당시에도 겐슬러는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이 “암호화 자산 증권의 상장 기준을 승인하겠다는 위원회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면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와 가치가 연결된 제품과 관련된 수많은 위험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함으로써 여전히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주에도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를 “매우 투기적인 자산 클래스”라고 일컬으며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특히 “(암호화폐와 병행하는) 현금 흐름이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아니면 이러한 수천 개의 토큰에 대한 사용 사례는 무엇인가”라고 새삼 반문했다.

이더리움, 증권 여부에 대해선 ‘노 코멘트’

이러한 생각을 가진 겐슬러가 지휘하는 SEC는 오랫동안 “비트코인은 ‘증권’이 아닌 ‘상품’”이라는 견해를 고수해 왔고, 이더리움에 대해서는 아예 논평을 거부해 왔다. 그런 식이라면 이번에 부상한 이더리움 ETF 승인은 더욱 난망하다는 관측도 있다.

그럼에도 겐슬러의 이더리움에 대한 입장은 그가 SEC위원장을 맡기 전에 비하면 한결 유연해진 것이란 해석도 있어 눈길을 끈다.

앞서 겐슬러는 2018년 MIT에선 더욱 단호한 태도로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당시 그가 MIT 연구소에서 그런 내용으로 강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이 트위터에 유포되기도 했다. 그는 또 “SEC도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니라고 믿고 있을 것”이라고 당시 말하기도 했다.

겐슬러가 최근 이더리움과 기타 암호화폐가 ‘증권’인지를 묻는 질문을 회피하는 것은 그처럼 단호한 옛 모습에 비해선 한결 유보적인 태도라는 해석이다. 그래서 그의 입장 변화는 이더리움 ETF 승인의 큰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로, 현재 시가총액은 2,270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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