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핀테크 기업 ‘클라나’, 결제 상담원 대신 AI비서 투입
환불․반품․결제․취소, 분쟁 및 송장 검토 등 “고객만족도, 사람 상담원과 비슷”
35개 언어로 소통, 사람 11분 소요 업무 2분만에, 장차 일자리 영향 ‘관심’

오픈AI의 AI비서가 무려 700명 분의 작업을 처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진=오픈AI)
오픈AI의 AI비서가 무려 700명 분의 작업을 처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진=오픈AI)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AI비서(AI Assistant) 하나가 무려 700명분의 작업을 수행한다고 해서 주목된다. 세계 최대의 핀테크 기업인 클라나(Klarna)는 최근 AI 비서를 도입, 이같은 작업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켠에선 “인간 직업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소식”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클라나의 세바스챤 지에미아토프스키는 “본사의 AI 비서의 작업 성과와 기술이 사회에 미칠 ‘심각한 영향’을 소개하고싶다”며 IT프로포탈에 이처럼 밝혔다.

이에 따르면 클라나의 생성AI 비서가 업무에 도입된지 한 달이 지나면서부턴 무려 700명의 직원들이 수행하는 작업을 혼자 도맡아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구매 후 결제를 위해 오픈AI의 AI비서를 투입, 230만 건의 거래를 수행했다. 이는 클라나가 결제를 위해 고객과 나눈 거래의 2/3에 해당하며, 700명의 정규 상담원에 해당하는 작업이다.

“장차 일자리나 사회에 미칠 영향 클 것”

이에 지에미아토프스키 CEO는 “이같은 AI 비서의 성과는 장차 AI가 사회에 미칠 ‘심각한 영향’을 보여준다”면서 “그러나 기업이나 조직의 최고 경영자들은 흔히 이 기술이 미래에 근로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여전히 큰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와 정치인들이 AI의 배치와 사용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 사회의 변혁’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사려 깊고, 정보에 입각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클라나의 AI 비서는 환불, 반품, 결제 관련 문제, 취소, 분쟁 및 송장 부정확성을 처리하고 있다. 클라나 측은 “(AI비서의 업무) 파이프라인에 앞으로도 새로운 기능이 더욱 추가될 것”이라며 “고객들이 원하는 경우엔 계속해서 실시간 상담을 통해 상호 작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회사측은 또 “AI비서는 고객 만족도 점수에서 인간 상담원과 동등하고, 특히 고객민원을 더욱 정확하게 해결함으로써 여느때처럼 고객들이 반복해서 문의하는 경우가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예전엔 11분이나 걸렸던 결제 관련 업무나 분쟁을 불과 2분 이내에 해결한다는 얘기다.

현재 클라나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우미는 35개 이상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회사측은 “AI비서로 인해 2024년에는 4천만 달러의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사진=게티 이미지)
(사진=게티 이미지)

“AI비서, 미래 아닌 지금 삶의 방식으로 자리”

클라나에 따르면 이같은 고객 상담이나 결제 업무가 본래는 약 3천명의 정규 상담원에 의해 처리되곤 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아웃소싱 기업에 의해 고용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클라나가 AI비서를 도입하면서, 이들은 이제 클라나가 아닌 다른 고객사로 배치된 것으로 안다”는 사측의 설명이다.

클라나측은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더 많은 기업이 이러한 기술을 채택할게 분명하므로, 이제 우리 사회 모두가 그 영향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개인(의 일자리 등)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AI비서 하나가 700명분의 작업을 한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 역시 “AI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특히 전 세계의 의사 결정자들이 이것이 단지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인식하기 바라는 마음”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클라나는 이미 지난 2022년 정리해고를 통해 약 800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그러나 사측은 美 CBS와의 인터뷰에서 “AI비서 탓에 정리해고를 한 것은 아니다”면서 AI의 일자리 대체가 필연적인 것은 아님을 강조하기도 했다.

핀테크 업계의 선두 주자인 클라나는 오픈AI의 생성AI기술을 처음부터 적극 도입해왔다. 사측은 “오로지 AI가 우리의 비전을 더 빨리 실현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춰왔다”고 한다.

“향후 10년 내 수억개 일자리, AI로 대체?”

AI는 아직 초기 단계로서, 과연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고용주가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생성 AI를 사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가 하면, 아예 노동자들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팽배해있다.

그럼에도 2023년 초 골드만 삭스 연구에 따르면 향후 10년 내에 수억 개의 일자리가 생성 AI로 대체될 수도 있다. 실제로 IBM은 지난해 5월 비용 절감과 자동화 촉진을 위해 인사, 영업 등 ‘백오피스’ 역할에서 약 8,000명의 직원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작년 영국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나라 일자리의 10~30%가 자동화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보고서는 또한 “고용에 대한 전반적인 순 효과는 여전히 불분명하며, AI로 인해 빼앗긴 일자리가 창출된 새로운 일자리와 일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AI가 창출하는 역할로 전환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도 이번 클라나 AI비서는 새삼 되새겨볼만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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