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압도적 표차로 가결, “상원 통과는 쉽지 않을 듯”
바이트댄스, 틱톡 자매 플랫폼 ‘Lemon8’ 인기전략 적극 구사
“미국에서 퇴출될 경우, 틱톡과 묶어서 비싼 값 매각 의도” 해석

Lemon8 이미지. (출처='App Store Preview' 블로그)
Lemon8 이미지. (출처='App Store Preview' 블로그)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13일(미국 동부시각) 미국 하원이 자국 내에서 ‘틱톡’(TikTok)을 금지할 수 있는 법안을 가결하면서, 역시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만든 소셜미디어 ‘Lemon8’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틱톡과는 일종의 ‘자매’ 플랫폼인 셈이다.

앞서 미 하원은 이 법안을 찬성 352대 반대 65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초당적인 지지를 보냄으로써 미 의회와 정부가 틱톡에 대해 갖는 반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 것이다. 물론 상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만약에 통과가 된다면 바이트댄스는 6개월 내에 틱톡을 매각해야 한다. 매각이 안 될 경우는 미국 내 모든 앱스토어에서 퇴출되고, 사용이 금지될 수 밖에 없다.

Lemon8, 바이트댄스 ‘작전’으로 ‘미국 내 인기 급상승’

틱톡은 그 동안 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해 미국 시민의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또 지난 2022년에는 이런 의심을 덜어내기 위해 모든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오라클(Oracle)의 클라우드 인프라로 라우팅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틱톡 금지법안이 입법화될 경우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최근 바이트댄스가 지난 2020년 만든 ‘Lemon8’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본래 동남아시아권과 일본에서만 널리 사용되었으나, 지난해 이후 한때 미국의 소셜미디어 ‘톱10’에 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 금지법이 통과될 경우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들은 일단 다른 대체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Lemon8’은 인스타그램과 매우 비슷하다. 음식, 미용, 웰빙, 여행 등의 비디오와 사진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다. 손쉽게 사진과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다양한 편집 도구와 템플릿, 스티커, 필터, 글꼴을 제공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소셜커머스 플랫폼 ‘샤오홍슈’의 카피캣으로 짐작된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주로 아시아권에서만 보급되었던 ‘Lemon8’이 최근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아예 인스타그램을 겨냥한 업그레이드를 지속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대체할 만한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이 역시 바이트댄스가 만든 것인 만큼, 미국으로부터 의심의 시선을 피할 수는 없는 처지다.

(사진=게티 이미지)
(사진=게티 이미지)

Lemon8 역시 미국의 ‘의심’ 대상

더욱이 애플앱스토어 무료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가장 많은 다운로드 앱 1위를 기록하거나, 미국 앱스토어 10위 안에 랭크된 것도 “순전히 ‘중국스러운’ 수법 덕분”이라는 비아냥도 따른다.

바이트댄스가 크리에이터들을 배후에서 조종하면서, 의도적인 ‘작전’을 펼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Lemon8’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리뷰와 동영상을 게시한 가운데, 틱톡의 #lemon8 해시 태그가 24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동영상이나 리뷰가 ‘스폰서 콘텐츠’임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또 인플루언서들에게 매월 10개 이상의 게시물을 작성할 경우,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Lemon8이 틱톡을 대체할 목적일까. ‘틱톡 금지법’이 상원을 통과할 경우, 틱톡 대신 Lemon8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란 예상도 일부 있긴 하다.

애초 Lemon8은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틱톡이 버무러지고 결합된 모양새다.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일각에선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백업하기 위한 대안으로 앱을 포지셔닝한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반면에 “인위적으로 점유율을 올림으로써 인기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인스타그램이나 틱톡과 경쟁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Lemon8, 인스타 대적할 만큼 키워서 매각 의도”

설사 그렇더라도 틱톡이 미국에서 금지당하면 크리에이터들이 Lemon8로 이동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게 실리콘밸리 안팎의 예측이다. 비록 최근 인기를 얻고 있지만, 사용자 규모나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등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현지에선 그 보다 “Lemon8 역시 (미국 정부의 퇴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거나)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 때문에 Lemon8에 대한 바이트댄스의 적극적인 육성 전략에 대해선 “인스타그램을 대체하거나, 미국시장에서의 퇴출을 기정사실로 한, 출구 전략의 일환”으로 보기도 한다.

즉, 틱톡 하나만 매각하는 것보단, 인스타그램과 경쟁할만한 플랫폼을 더욱 비싼 가격으로 실리콘밸리에 팔기 위한 것이란 추측이다.

이런 추측이 나도는 가운데, 틱톡 역시 ‘틱톡 금지법’이 하원을 통과하는 시점에 인스타그램에 대적할 만한 새로운 기능인 ‘틱톡 포토’(TikTok Photos)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새로운 앱을 출시함으로써 미 의회와 정부에 우회적인 반격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 블로그인 ‘The SpAndroid’에 따르면 ‘틱톡 포토’는 짧은 동영상을 복사한 ‘릴’을 제공하는 인스타그램을 그대로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매셔블)
(사진=매셔블)

틱톡, ‘틱톡 포토’ 출시로 우회적 반격

기술매체 매셔블은 “물론 틱톡은 이미 스틸 사진 슬라이드쇼를 위한 ‘포토 모드’가 이미 있는 만큼, 결코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면서 “특히 ‘Lemon8’이라는 ‘형편없는 인스타그램 같은 앱’을 시도한 적도 있다”면서 ‘자매 플랫폼’인 Lemon8까지 끌어들여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스타그램을 모방하려는 틱톡의 시도가 인스타그램의 카피캣 플레이북처럼 작동할지는 알 수 없다.”고 예상하는 한편,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국 사용자들에게 인지도와 친밀도를 높임으로써 (‘틱톡금지법’과 같은) 현재의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이라고 했다.

이 모든 것은 틱톡의 ‘자매 플랫폼’인 Lemon8, 그리고 바이트댄스의 (틱톡금지법 이후) 전략의 일환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Lemon8이 새삼 주목을 받는 것도 그런 맥락인 셈이다.

한편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의회가 틱톡 금지령을 통과시키면 법안에 반드시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틱톡은 미국 내 사용자들에게 “미 의원들이나 관계자들에게 전화해서 틱톡금지법을 중지하도록 설득해달라”고 권장하는 팝업을 공지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