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아이폰18’에 ‘제미니’ 기능 탑재, “구글과 협업”
자체개발 AI기술은 한계, “생성AI 기능엔 ‘제미니’ 필요”
제미니, 문제 노출에도 불구, “선택의 여지 없는 애플”

방문객들에게 애플 본사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CFOTO/줌마 프레스)
방문객들에게 애플 본사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CFOTO/줌마 프레스)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AI경쟁에서 뒤처진 애플이 급기야 구글의 생성AI 챗봇 ‘제미니’와의 기술 제휴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기술 경쟁에서 최대의 라이벌이라고 할 구글과도 손을 잡을 만큼 애플은 사정이 다급해진 것이다.

18일부터 20일에 이르기까지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그리고 테크크런치 등 현지 기술매체들은 이런 소식을 일제히 테크 섹션 또는 웹사이트의 헤드라인으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특히 “애플이 아이폰에 제미니 기반의 기능을 깔기 위해 (경쟁사인) 구글과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다소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구글은 이미 애플의 브라우저용 아이폰의 우선 검색 엔진 제공업체로 애플과 계약을 맺고 있다. 그 때문에 애플에 비해 ‘갑’의 위치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올해 말 iOS 업데이트에 AI 기반 기능을 도입하기 위해 구글의 AI 기술 라이선스를 취득할 계획”이라며 “또한 확정되진 않았지만 GPT 모델을 사용하기 위해 오픈AI와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 애플의 ‘갑’ 위치에 서게 돼

애플은 사실 오픈AI, 마이크로소트트, 앤트로픽, 심지어는 AI분야에 비교적 늦게 뛰어든 구글에게도 AI 기술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다. 그래서 이들을 하루라도 빨리 따라 잡아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을 안팎으로 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팀 쿡 애플 CEO가 사가 “해 말"에 생성AI 기능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작년 채용 내용을 보면 알게모르게 이미 사내에서 생성 AI로 구동되는 여러 도구와 기술을 개발하고 있음이 감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굳이 구글과 같은 타사 AI 기술을 활용한다는 것은 애플이 자체적인 AI개발 노력에서 예상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추측이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짐작되는 모델은 다가오는 ‘iOS 18’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한 일부 기기 기능을 강화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례상 매년 6월에 개최된 WWDC(Worldwide Developer Conference)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미지 생성이나 사용자 글쓰기 지원과 같은 생성AI 기능을 위해선 외부 공급자와의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블룸버그의 해석이다.

구글 제미니의 생성AI 챗봇 기능 화면. (게티 이미지)
구글 제미니의 생성AI 챗봇 기능 화면. (게티 이미지)

일부 언론, 제미니 '이미지생성 기능' 중지 후에도 문제점 계속 들춰

그러나 문제는 구글의 ‘제미니’도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달 구글은 제미니의 모델이 역사적인 사실 관계(‘히틀러는 황인종’ 등)에 대한 부정확한 이미지를 생성한 후 이미지 생성 기능을 일시 중지해야 했다.

결국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제미니의 출력과 반응을 “완전히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인정했다. 지난주에도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제미니를 이용한 선거 관련 검색어를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번의 실수와 잡음을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부 기술매체는 그런 구글의 예방책에 대해서도 굳이 또 다른 실증을 통해 문제점을 끄집어냈다. 테크크런치는 “(제미니에 대한 차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일부러 쿼리에 오타를 삽입(election→ellection)함으로써 이러한 제한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다급한 입장인 애플로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게 더 큰 문제다. 구글 ‘제미니’는 애플의 스마트폰 기능을 한껏 높일 수 있는 방안임에 틀림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앞서 구글도 이미 올해 초 삼성과 제휴, 갤럭시S24 시리즈 장치에 제미지 기반 AI 기능을 도입한 바 있다. 또 자체 픽셀 시리즈 휴대폰에도 이러한 기능을 장착, 출시하고 있다. 애플도 이런 점을 감안해, ‘울며 겨자먹기’의 선택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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