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 무시, 앱 스토어 외부 결제에 ‘25% 수수료’ 물려”
메타, MS, X, 스포티파이, 매치 등 소송 앞선 청원서 통해 ‘강력 비난’

메타, MS 등 빅테크 5개사가 애플의 인앱결제 방침을 비난,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뉴스)
메타, MS 등 빅테크 5개사가 애플의 인앱결제 방침을 비난,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뉴스)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애플이 ‘인 앱 결제’ 문제로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X, 스포티파이, 매치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무더기 소송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이들 5개 빅테크는 소송에 앞서 법원에 제출한 청원서에서 “앱 서비스 결제와 관련, 애플이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여전히 부당한 앱 스토어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진작부터 애플의 앱 스토어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결제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려는 애플의 방침에 불만을 표해왔다. 특히 “애플의 앱 스토어 정책은 애플에 대해 자사 외의 외부 결제를 허용하라고 명령한 연방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이날 청원서를 제출했다.

에픽게임즈 소송에 빅테크들도 합류

앞서 애플과 이 문제로 게임 회사 에픽게임즈도 소송을 벌여 일단 승고한 바 있다.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5개사는 앱 스토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소송을 벌인 에픽게임즈처럼 앱 스토어 외부 결제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려는 애플의 방침에 지속적으로 항의해왔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등 유력 외신들도 이들의 움직임을 비중있게 보도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그 결과에 따라서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 정책에 또 다시 근본적 변혁을 강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들 5개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이 현재 제3자 소프트웨어에 가하고 있는 엄격한 통제를 완화하도록 강제하기 위해 계속해서 싸울 의도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앱 스토어에서 외부 결제 서비스 구매에 대해 최대 30%의 수수료나 일회성 수수료를 청구하는데, 이는 지나친 처서”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 및 보안 조치에 투자하기 위해서도 이 정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곤 했다.

애플은 지난 1월 개발자들이 앱스토어 외부에서 구매를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 경우도 27%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소프트웨어 제조사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앞서 지난 2021년 미 연방대법원은 앞서 애플에게 외부 결제를 허용하도록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애플이 당시의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자, 심리를 거부한 직후 ‘27% 수수료’라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법원 판결에 ‘꼼수’로 대응, 잇단 법적 저항 부딪혀

애플은 이미 이중으로 법적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이달 초 에픽은 2021년 같은 사건에서 애플에게 외부 결제를 허용하도록 판결한 미국 지방 판사에게 “당시의 결정을 집행해 달라”고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판사는 이미 “애플이 법원의 명령을 어떻게 준수하는지 지켜보고 (지켜지지 않으면) 언젠가 판결을 수정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번에 제출된 공동 청원서에서 이들 5개사는 “애플의 방침은 본질적으로 소프트웨어 제조업체가 사용자의 대체 옵션(외부 결제)에 과도한 수수료를 매기는 등의 ‘새로운 제한 사항’을 적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법원 명령이나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특히 포티파이는 별도의 서류에서 “애플의 행위는 아예 법원의 지시를 따를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애초 법원 판결에 따르면 애플은 개발자가 대체 결제 수단에 대한 버튼이나 링크를 포함하는 것을 막아선 안 된다. 그럼에도 애플은 여전히 외부 링크에 대해 과도한 수수료는 물론, “(외부 결제 후 인앱한)제품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 제공조차 자체 방침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고객에게 “(애플 앱 스토어가 아닌) 본사 웹사이트에서 이 기능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청원서에서 또 메타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일종의 광고인 ‘부스팅 게시물’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역시 사용자를 다른 방법(외부 결제)으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2022년부터 애플 기기에서 구매한 게시물에 대해선 무조건 30%의 수수료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메타는 이에 반발해 사용자를 대체 옵션(외부 결제나 본사 사이트)으로 유도하려고 노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애플의 새로운 방침 때문에 구독과 할인을 제공하는 능력이 제한된다”고 비판했다. X는 “애플 27% 수수료는 구매자에 대한 ‘세금’”이라고 부르며 외부 링크를 포함하는 인센티브를 제거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매치 그룹(Match Group)은 “애플의 방침은 수천 명의 개발자와 수백만 명의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며, 디지털 거래에서 가격 경쟁을 개선하려는 법원의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애플, “법원 명령 준수, 사용자 보호 위한 필수 조치”

이에 대해 애플은 “법원 명령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으며, 개발자가 앱 내부와 외부에서 고객에게 대체 구매 방법을 알릴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반격하고 있다.

실제로 판결에 따르면 애플은 외부 결제 옵션을 허용하지만, 여전히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다른)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다. 그렇다보니 “사용자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 링크와 관련된 새로운 요구 사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는 “애플의 방침 변경은 법원 명령에 명시된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지만 지방법원의 입장은 다르다. 해당 판사는 “이러한 변경 사항이 자신의 판결 의도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애플은 그 때문에 법무부의 조사를 앞두고 있으며, 곧 독점 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애플은 유럽에서도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이라는 새로운 법률을 어긴다는 이유로 개발자들로부터 비슷한 비판을 받았다. 이 법은 애플과 유럽 관리들 간에 ‘게이트키퍼’(경쟁제한 기업)로 간주하는 기술기업들이 폐쇄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개방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달에 발표한 애플의 방침은 모든 앱 개발자를 위한 새로운 수수료와 제한 사항이 포함된 복잡한 웹이란 지적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개발자는 애플에 대한 유럽의 규제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빅테크 5개사의 무더기 소송은 또 다른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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