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대외적 악재 불구, “조용하지만 고난도의 R&D” 징후
기계학습 프레임워크 ‘Apple MLX’이어 AI어시스턴트 등
최근엔 GPT, 제미니 수준 ‘다중모드언어모델 MM1’도 포착돼
“구글 ‘바드’처럼 섣불리 공개않고, 완벽한 상태에서 출시”

애플 CEO 팀 쿡. (사진=게티 이미지)
애플 CEO 팀 쿡. (사진=게티 이미지)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상대적으로 AI경쟁에서 뒤처진 것으로 알려진 애플이 실상은 물밑에서 부지런히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현지에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긴장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지 소식을 종합하면, 애플은 지난 15개월 동안 이미 아이폰을 통해 생성AI 공간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다른 빅테크나 스타트업들이 AI와 관련한 과대광고나 과장으로 일관한데 반해 애플은 ‘그림자’ 속에 숨어 조용히 일해 왔다.”는 분석이다.

AI 비서 개발 완성단계 관측도

특히 애플은 이미 첨단 AI비서(AI Assistant) 등의 개발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관측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조용한 접근 방식’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혼란을 야기했고, 여전히 일각에선 “과연 AI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의문”이란 반응도 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애플 CEO 팀 쿡은 이미 지난 1년간 AI개발에 대한 세부 사항을 간헐적으로 귀띔하곤 했다. 2023년에 그는 CNBC에 “AI와 머신러닝을 우리가 만드는 모든 제품에 내장될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024년 2월 실적 발표에선 “올해 후반에 생성 AI 기능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했다. 이에 그 새로운 영역이 언제 개척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마도 2024년 중반부터 AI 분야에서 성과를 보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애플은 주로 침묵으로 일관,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키기도했다.

그러면 과연 애플은 어떤 개발 방식을 취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기술매체 IT프로포탈은 “조금이라도 빨리 기술을 내놓고 싶어하는 다른 빅테크나 기술업체들과는 달리, 느리지만 확실한 결과를 통해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전통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애플은 평소 다른 기업들보다 뒤처졌지만, 품질 제일주의를 고수하며 출시를 서두르지 않곤 했다. “애플이 섣부르게 기술을 먼저 채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제품 출시 후에 다시 이를 번복하거나 수정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서둘러 생성AI ‘바드’를 출시했다가 문제가 생겨 황급히 거둬들인 구글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쿡은 지난 2월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런 접근 방식을 구체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회사가 내부적으로 생성 AI에 대해 광범위하게 작업하고 있지만 보다 신중하고 유보적인 접근 방식을 추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소비자들이 100% 만족할 만큼 치밀하게 미세 조정된 완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특유의 ‘속도보단 완벽한 품질 우선“

그런 가운데 애플은 최근 광범위한 AI 프레임워크와 도구에 투자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었다. 이는 “출시와 동시에 성공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수준을 확보한 것”이란 평가다.

지난해 12월, 애플은 사용자에게 온디바이스 AI 개발 기능을 제공하는 다양한 오픈소스 AI 및 머신러닝 도구를 출시했다. ‘Apple MLX’라고 불리는 이 기계 학습 프레임워크는 순수 자체 개발 제품이다. 단지 이는 비슷한 시기에 과대광고된 구글 제미니에 가려 크게 알려지지않았다. 그 시기가 의도적인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소비자 대중은 이를 무심히 간과한 것이다. 그래서 “대약 1년 후, 이 조용한 기술의 애플이 처음으로 명확하게 AI 엔진을 점화하는 신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애플에 대한 미국과 유럽 등의 규제와 각종 악재가 뉴스를 뒤덮는 동안, 이 회사는 역시 은밀하게 3월 중순 애플은 캐나다 AI 스타트업 다윈AI(DarwinAI)를 인수했다. 당시 블룸버그는 이 회사가 “부품 제조 관찰을 자동화하는 비전AI 기반 기술을 전문으로 한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DarwinAI가 AI 지원 제조 역량 외에도 AI 모델을 더 빠르고 작게 만드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는게 블룸버그의 언급이다.

특히 온디바이스 생성 AI 개발을 위해 애플 아이폰을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둔 ‘Apple MLX’가 12월에 출시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인수는 애플의 AI개발의 또 다른 구성 요소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 최대의 AI프로젝트 ‘Apple MM1’

‘DarwinAI’ 인수 직후 다시 업계는 애플의 새로운 AI노정에 주목했다. 같은 날 조용히 온라인에 게시된 애플 엔지니어들의 연구 논문을 통해 자체 생성 AI 모델인 ‘MM1’ 개발에 힘쓰고 있음이 알려진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MM1은 다중 모드 대형 언어 모델이다. 즉, 텍스트와 이미지 모두에 대해 훈련을 받고 작업할 수 있다. 연구 논문은 모델이 챗GPT와 유사한 방식으로 특정 이미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쿼리에 대한 답변을 제공한 사례를 자세히 설명한다. 이는 메타의 라마2(Llama 2)나, 구글 제미니 등의 모델과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직접 경쟁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같은 은밀한 R&D 방식은 투자자나 소비자들을 답답하게 할 수도 있다. 특히 애플 생태계에 투자한 기업은 다른 빅테크들이 자체 AI 도구를 개발, 사용함에 따라 애플 역시 어떤 AI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알고싶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1년여 동안 지구촌은 생성AI에 대한 뉴스로 넘쳐났으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에 비하면 애플의 이같이 은밀한 R&D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셈이다. 그래서 더욱 뚜껑을 연 후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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