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의 범용SW보단, 특정 분야 최적화된 SW 각광
타깃 마케팅,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 대상 ‘앤드 투 앤드’ 솔루션
“수평형 SaaS 포화상태, ‘맞춤형 전문성 살려 틈새 업종 공략’

'스마트팩토리&오토메이션전'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스마트팩토리&오토메이션전'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지금은 SaaS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클라우드가 대중화하면서 더욱 시장이 발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범용의 SaaS도 B2B 플랫폼이 그렇듯이, 점차 시장 확장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이에 적잖은 전문가들은 금융, 제조, 의료, 소매 등과 같은 특정 산업 분야에 특화된 SaaS 솔루션, 즉 ‘수직형 SaaS’에 주목하기도 한다. 이는 모든 산업을 겨냥한 SW가 아니라, 이처럼 특정한 산업 부문에 최적화된 ‘맞춤형 기능’을 수직 계열화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마치 족집게처럼 특정 부문의 전문성에 특화된 서비스다.

수직형 SaaS는 기존의 범용 혹은 수평형 SaaS과는 다른 특장점을 지니고 있다. 윤대균 아주대 교수는 최근 이에 관한 분석보고서에서 “타겟 마케팅, 고객 확보, 마케팅, 성장 전망 등에서 기존 수평형 SaaS와 뚜렷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고 비교, 눈길을 끈다.

그에 따르면 우선 수평형 SaaS는 타겟 마켓에 주력한다. 특정 업종이나 분야를 겨냥한 것인만큼 당연한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수평형 SaaS보다 훨씬 시장이 작다.

또한 특정 분야에 최적화된 설계다보니 엔드-투-엔드 솔루션일 수 밖에 없다. 또 틈새 시장이나 업종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다보니, 소비자의 충성도 역시 높다. 윤 교수는 “이에 고객 확보를 위한 비용도 적게 드는 편”이라며 “충성도 높은 고객을 어떻게 오래도록 유지하느냐,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장기적으로 고객이 계속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고 했다.

고객과의 개인적 관계 구축 중요

수평형 SaaS는 가능한 한 많은 고객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수직형 SaaS는 기존 고객과의 강력한 개인적 관계를 구축하는게 중요하다. “틈새시장에 맞게 고객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정확히 식별해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수평형 SaaS는 수직형 SaaS보다 훨씬 유리하다. 다양한 업계를 대상으로 시장을 쉽게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수직형 SaaS는 특별한 수요의 특정 고객에게만 판매할 수 있어서, 수평형 SaaS만큼 성장할 가능성은 작다.

윤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수평형보다는 수직형 SaaS를 시장은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우선 기존 수평형 SaaS의 성장 속도가 점차 줄어들게 될 것임을 지적했다. “수평형 SaaS에 대한 수요가 곧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며 “그 틈새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수직형 SaaS가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수평형 SaaS에 비해 특정 산업에 특화된 수직형 SaaS는 다양한 요구 사항을 가진 잠재 고객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한 조사 결과 2023년 12월 현재 이미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수직형 SaaS 기업이 9개나 된다고 한다. 그래서 “2024년에도 수직형 SaaS에 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궁극적으론 수평형 SaaS보다 ROI 높아”

우선 수직형 SaaS는 산업 전체가 아닌 특정 산업의 전문성, 복잡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다. “최적의 워크플로우와 고객의 고충이 잘 반영되어 있어서, 생산성 향상, 의사결정 개선, 궁극적으로 더 높은 ROI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반면에 수평형 SaaS는 “관심 고객을 관리할 수는 있지만 산업별 가격을 최적화하는 수준의 깊이있는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수평형 SaaS 시장은 이미 ‘레드 오션’에 접어들었다는게 윤 교수의 판단이다. 국내에서도 무려 3만 개 이상의 기업이 치열한 SaaS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보니 “지나친 가격 전쟁과 피로감 탓에 지난 18~24개월 동안 SaaS 성장률과 고객 유지율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수직형 SaaS는 그나마 경쟁이 아직 덜 한 편이다. 그래서 각자 특화된 소규모 시장에서 경쟁을 최소화하면서도 끈끈한 고객 관계와 전문성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대표적으로 ‘HotSchedules’은 레스토랑 업계의 수직형 SaaS로 유명하며, ClearCare는 사회복지 환경을 관리하는 SaaS다. 또 오라클의 ‘Textura’는 건설 분야에 특화된 클라우드 기반 결제 관리 플랫폼이다. ‘BioIQ’와 ‘Health Assurance’는 모두 헬스케어와 관련된 서비스다. 또 ‘Health Assurance’는 치과, 그리고 ‘Guidewire’는 40개국의 주요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래서 윤 교수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수직형 SaaS의 특징을 ‘마이크로 SaaS’로 부르며 2024년에 뜨거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강조되고 있다”면서 리서치 회사인 ‘Tracxn’의 자료를 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각국의 수직형 SaaS 기업으로 분류되는 회사들은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아니라, 전문화된 영역에서 고정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수직형 SaaS에 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뜨겁고, SaaS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선택지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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