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사진=LG)
인공지능(AI)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사진=LG)

 

[애플경제 김남주 대기자]돈을 벌려면 ‘돈 냄새’를 잘 맡아야 한다. 기자가 스쿱(scoop), 즉 특종기사를 낚아채려면 뉴스 냄새를 잘 맡는 개코를 가져야 한다. 돈 냄새를 잘 맡는 사람은 돈이 가는 길을 잘 안다. 돈이 가는 길목에 있으면 돈을 낚아챌 수 있다. 돈은 창이 두 개가 있다. 돈 전(錢) 자를 잘 보자. 쇠로 된 무서운 창(창 戈(과) 자)이 두 개나 떡 하니 어깨에 걸치고 있다. 돈은 매섭고 무서운 거다. 돈을 거머쥐는 자가 누군가 잘 보라. 결코 쉬운 사람이 아니다. 돈 냄새를 잘 맡는 사람을 보라. 금방 그를 알 수 있다.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쉬운 사람들이 아니다. 인공지능(AI)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돈 냄새에 예민한 감각을 가진 이들이 그곳으로 몰려가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중국 투자공사,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투자청 등과 함께 세계 최대 국부 펀드로 손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이 AI 분야에 대규모 자금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며칠 전 외신들은 전했다. AI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 장터로 크게 부각되면서 세계 각국의 AI 투자 열기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돈이 가는 곳에 돈이 생길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사우디 정부가 PIF를 통해 400억 달러)의 펀드를 조성, AI 분야에 투자하려 한다고 전했다. 400억 달러는 총 9000억 달러에 달하는 PIF의 투자 자산 중 4.4%에 달한다. AI 분야에 대한 재무적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IT 투자 펀드로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1000억달러 이상)에 이어 둘째다.

UAE 국부 펀드 역시 최근 신설한 AI 전문 투자사 ‘MGX’를 통해 오픈AI의 샘 올트먼이 설립 추진 중인 AI 반도체 설계·제조 기업에 투자를 검토 중이다. 올트먼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시장 독과점을 막겠다며 이런 계획을 내놓고, 최대 7조달러에 달하는 자금 모집에 나섰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도 최근 국부 펀드 혹은 정부 자금운영 펀드를 통해 자국 AI 산업에 투자하는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돈 냄새를 재빨리 맡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성공을 만끽하고 있다. MS가 130억 달러를 투자한 오픈AI가 챗GPT로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이런 돈 되는 상황을 그냥 지켜볼 리 만무하다. 아마존이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앤스로픽(Anthropic)’에 우리돈 3조 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는 아마존이 1994년 설립 이후 집행한 외부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아마존은 28일 앤스로픽에 27억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에도 이 회사에 12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에 따라 총투자액은 40억 달러로 불어났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임원 출신인 대니엘라·다리오 애머데이 남매 등이 3년 전인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동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거대언어모델(LLM) 연구·개발에 널리 사용되는 학술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GPT-4와 구글의 제미니 울트라를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AI 모델 ‘클로드3’를 지난 4일 출시했다. 앤스로픽은 아마존의 칩과 클라우드(가상 서버)를 이용해 AI 모델을 구축·서비스 중이고, 아마존은 앤스로픽의 클로드를 자사 제품에 결합하고 있다. 아마존의 추가 투자는 이 같은 제휴 관계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AI 산업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이미 작년 한 해만 해도 생성 AI 스타트업이 모금한 투자금은 29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더욱 거세게 몰아치면서 올해 역시 AI 산업이 거액의 투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있다. 죽은 돈은 돈을 못 번다. 돈이 돈을 불리기 위해선 돈 냄새를 잘 맡는 주인이 있어야 한다. 세계의 돈을 몽땅 거머쥐고 있는 돈 냄새 잘 맡은 테크 리더들이 AI 기업에 돈을 넣고 있다. 돈에 관심있는 자들이면 이를 예사로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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